歸 田 園 居

시골에 돌아와 살며

통합(統合) 융합(融合) 통섭(統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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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 길을

2012. 1. 11.

 

엊저녁에 우연히 EBS 기획특강 '공감의 시대, 왜 다윈인가'를 보고 여운이 남아 오늘 돌려보기로 두 번을 더 봤다.

통섭이란 단어의 원어 콘실리언스(Concilience)는 미국 하버드 대학의 진화생물학자 윌슨(Edward O. Wilson)이 모든 학문에 공통되는 사실을 언급하는 19세기 때의 단어를 복구한 것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지난2005년도에 그의 스승인 윌슨(Edward O. Wilson)의 저서를 번역하면서 우리 사회에 화두로 던진 개념어로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통섭(統攝)이란 단어를 만들어낸 것이다.

 

학문 간의 자유로운 넘나듬이나 소통의 의미로 Concilience라는 개념을 번역하면서 기존에 사용되던  컨버젼스(Convergence) 퓨전(fusion) 인터그레이션(integration)또는 통합, 융합, 융복합, 병합, 합일, 통일 등의 용어를 사용하기에는 개념설명 상 의미전달이 부족하고 불편해서 각고의 노력 끝에  한자를 조합했다한다. 그런데 원효대사가 화쟁사상(和諍思想)을 논할 때 이미 사용했었다는 사실을 후에 알았다는 것을 밝혔다. 어쨌거나 스승인 윌슨교수처럼 훌륭한 개념어를 발굴해낸 것이요. 그 결과 통섭(統攝)이 화려하게 부활하였으니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이다.


 

《아바타》(Avatar)는 미국의 이십세기 폭스가 제공(자금 투자)하고 영화 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한 영화로 '판도라'라는 외계 위성을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이다. 아바타의 별칭은 Project 880이다. 대한민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3D 미디어 산업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왜 우리나라는 이런 영화를 만들지 못하고 이 영화 제작의 한 부문 하청업만 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제작기술만으로는 이런 영화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인문학의 소양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작품전체를 구상하고, 과학기술위에 인문학을 얹어야 하고, 신화를 꿰뚫어야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생태학 영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4일(현지시간)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UC버클리) 등의 조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0년 아이폰 1대당 순익은 72만 8000원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아이폰 1대가 100만원이라면 원가는 부품 비용(219,000원), 인건비(53,000원)를 합쳐 총 272,000원이다. 순익은 728,000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애플이 가장 많은 이익(585,000원)을 남겼고 한국기업(47,000원)이 뒤를 이었다. 이어 애플을 제외한 미국기업(24,000원), 유럽기업(11,000원), 대만 기업(5,000원), 일본기업(5,000원) 순이었다.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이익(53,000원)이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매출액의 60%를 애플아 가져간다. 스토리를 만든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 대한 다른 곳의 글을 보자.

맨발차림으로 가부좌를 튼 스티브 잡스는 딱 동양 도인(道人)의 모습이다. 젊은 시절 긴 머리와 옷차림은 히피족에 다름 아니다. 언뜻 ‘애플의 신화’를 일궈낸 천재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잡스는 평생에 걸쳐 동양의 선(禪) 철학을 이해하고 실천했다. 그중 하나가 반야(般若)로 ‘정신을 집중 해 직관을 통해 얻는 근원적인 지혜’ 라고 자서전에 적고 있다. ‘애플의 신화’ 가 이성적인 사고 외에 직관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서구 사회의 광기와 이성적 사고의 한계를 목격했습니다. 가만히 앉아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린 마음이 불안하고 산란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미묘한 무언가를 감지할 수 있는 여백이 생겨납니다. (중략) 이때 우리의 직관이 깨어나고 세상을 좀 더 명료하게 바라보며 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볼수 있는 밝은 눈이 생겨납니다.” 인도여행을 하고 돌아온 19살 열혈청년 잡스의 회고이다. 그런 잡스가 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시도했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예술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할 경우 애니메이션 영화에 큰 변혁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픽사’를 인수해 실제로 최초의 극장용 장편 CG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만들어 그것을 증명해 보였다.


잡스는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 애플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애플의 힘은 인문학에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른바 다른 것을 합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통섭(統攝)이다. 스티브 잡스가 타계한 후 요즘, 창의적인 통섭형 인간이 화두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예술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통섭형 천재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고는 애플의 슬로건처럼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는데서 출발한다. 이는 잡스처럼 기존의 통념, 관행, 수직적 사고에 벗어나 수평적인 사고로, 예술가적인 상상력으로, 감성으로 무장하라는 얘기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소양을 갖추고 학문경계를 허물며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스티브잡스나 제임스 카메론 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우리도 그런 인재들이 필요한 것이다.


 

최교수는 대표적인 통섭형인물로 아리스토텔레스, 다빈치,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을 꼽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통섭형 인물을 꼽으라면 다산 정약용을 들 수 있다. 조선후기 실학사상은 공리공담에 치우친 성리학을 지양하고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중시했다. 실학파의 관심 분야는 현실개혁을 위한 사회ㆍ경제적 문제,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등 매우 광범위했다. 다산은 철학ㆍ지리ㆍ역사ㆍ법률ㆍ정치ㆍ문학ㆍ군사 등 다방면에 걸쳐 500여권에 달하는 방대한 책을 저술했다. 목민심서를 비롯한 그의 저서는 오늘날까지도 위정자들의 교본이 되고 있다. 다산의 다양한 학문적 궤적은 오늘날 고도산업사회가 지향하는 융합형 인재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백성의 수고를 덜어주고 공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한 거중기는 실학파의 위민사상을 잘 반영하는 융합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후기산업사회와 디지털사회에서는 자연과 인간, 이질적인 문화와 사회, 국가와 국가 또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관계의 벽들이 빠르게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기존 산업사회의 분업적인 분야들, 인간생활의 개별 기능들 사이에 존재해왔던 경계의 벽이 무너지면서 지각 및 인식의 문명구조가 바뀌어 가고 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실생활에서는 그 변화가 더욱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이 주도한 스마트폰은 이제 언제 어디서든 접속과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유비쿼터스 시대의 의미를 새롭게 하고 있다.

A와 B의 기능을 융합하여 더욱 편리한 기능을 가진 새로운 기기를 갖고자 하는 욕구는 컨버전스(convergence)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다. 이러한 융합에 대한 욕구는 사회적 인식의 결과 도출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근본적으로 타고난 유전자의 작동으로 오늘날 첨단기술, 새로운 직업, 기술과 문화, 비즈니스 등 여러 분야에서 융합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와서 20세기까지는 과학의 발달로 인류가 축적한 지식의 총량이 엄청나므로 다방면의 지식을 전부 습득하기는 불가능해졌다. 그래서 한 우물을 파라, 좁고 깊게 파고 들어라고 했고 전문화와 전공이 유리했다. 그런데 21c로 들어와서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은 별로 인기가 없다. 한 우물만 가지고는 충분치 않다는 말이다. 소통이 되지 않는 인재는 세상이 원하지 않는다. 남의 우물을 기웃거리는 인재, 함께 우물을 팔수 있는 지식과 소양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과거에는 한 우물을 깊게 파는 사람이 각광을 받았지만, 이제는 한 분야에만 정통한 I자형 인간보다 전문성은 기본이고 폭넓은 지식과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까지 겸비한 T자형 인간이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

가야금 황병기 명인이 연주자 장한나에게 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는 덕담을 했다고 한다. 김장독을 묻을 때 독의 크기보다 훨씬 넓게 파듯이 해야 된다는 말이다. 지금은 한 분야에서 문제의 해답을 찾을 수없는 복잡한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같이 지식이 홍수를 이루는 이 세상에서 방대한 지식을 모두 섭렵하려든다면 평생을 해도 안 된다. 그러므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만남이 필요하고 合一은 아니지만 적어도 소통은 해야 된다는 것이다.


 

통섭(通涉)의 사전풀이는 사물에 널리 통함을 의미하는데, 소통만이 아니라 만나서 뭔가 새로운 걸 창조해나간다는 의미를 담기에는 통섭(統攝)이 딱이다. 한자사전에 攝을 다스릴 섭, 잡을 섭이라 하고 돕다, 거느리다, 겸하다 등의 뜻으로도 쓰인다고 풀이 했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모은다는 뜻(聚=취)을 나타내는 글자 聶(섭)으로 이루어진 형성문자다. 손으로 옷자락을 걷어 올려 잡다, 널리 한 손으로 휘몰아 일을 처리한다는 뜻이다. 섭리(攝理), 섭생(攝生), 섭정(攝政)등에 쓰이는 한자다.

통합·융합·통섭, 비슷하지만 다른 이 단어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통합(統合)은 둘 이상을 하나로 모아 다스린다는 뜻으로 설명한다. 이질적인 것들을 물리적으로 합치는 과정이다. 시군구통합, 학과통합에서 보듯이 묶어는 놨지만 뭔가 삐걱거리고 불편하다. 위에서 기획하고 누르는 느낌이 난다.

 

융합(融合)은 둘 이상이 녹아서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핵융합·세포융합 등 화학적인 결합이다. 융(融)자는 격(鬲=솥)자와 충(虫=벌레)의 결합이다. 가마솥에 여러 가지를 넣고 끊이면 녹아서 하나로 엉겨 붙으면서 김이 빠져나가는데 이 모양을 형상화한 글자다. 화학적인 냄새가 난다. 기술의 융합은 가능하지만 학문의 융합은 어렵다. 진리의 행보는 우리가 애써 만들어 놓은 학문의 경계를 존중해 주지 않는다,


통섭(統攝)은 둘 이상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원래 구성성분을 잘 섞은 새로운 조합을 탄생시키는 것을 이른다. 생물학적 결합으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더 나아가 여기에 새로운 지식이 탄생하게 되는 것을 일컫는다.

심리학, 인공지능학, 언어학, 심리학, 철학 등 인접학문의 도움을 받아 인지과학이 태어난 것을 예로 들었다. 각 학문의 DNA가 적절히 조합되고 서로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학문이 태어 난 것이다.


 

기후변화의 중요성, 환경문제를 국제적인 문제로 부각시킨 공로로 200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엘 고어 부통령의 예를 들었다. 엘 고어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책을 쓴 학자이기도 한데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가 아니었으면 그렇게 부각될수 있었겠느냐고, 다큐멘타리를 제작 할 생각은 하게 된것은 아마도 하버드대학교 시절의 룸메이트로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토미리존스와 한방을 쓰며 같이 부대끼며 살다보니 서로 배웠을 거라고...


같은 맥락에서 통섭은 소통의 속성과도 접점을 이룬다.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분석, 종합을 모두 아우르는 호상적 통섭(interactive consilience)을 할 수 있는 인재가 앞으로 각광받고 21세기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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