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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 그 찬란했던 추억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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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2019. 6. 24.


그 다음 전근을 간 학교는 영일군에서 제법 큰 학교였습니다. 어쩌면 가장 큰 축에 들어가는 학교였는지도 모릅니다. 한 학급 평균인원이 마흔 네명이었고 한개 학년이 6개반 정도였으니까요. 영일군-1994년말로 사라진 행정구역으로서 포항시를 둘러싸고 있던 지역입니다만-에 위치한 학교인데 경주에서 출퇴근하기가 편해서 지원을 했었고 희망대로 갈 수 있게 된것이죠.


 

연일읍 연일초등학교에서 3년을 근무했었는데 처음 한번은 4학년을, 그 다음 해부터는 6학년 담임을 연달아 두번 했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나는 비로소 가르친다는 것과 아이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때리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해주며 점잖게 말로해도 충분히 먹혀든다는 놀라운 사실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 것이죠.



그걸 깨닫고나자 너무 행복했습니다. 새로운 경지를 터득한 것 같아서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이렇게해도 되는 걸 왜 그동안 쓸데없이 교사의 권위만 찾고 아이들을 윽박질러가며 무식하게 행동했던가 싶어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이 학교에 근무할 때 새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신규교사들이 많이 발령을 받아왔습니다. 그때부터 전교조가 조직되어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는데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교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학교경영자와 교사들간의 갈등이 걷잡을 수없이 발생하기 시작해서 이어지는 교내분규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나는 그런 정치투쟁보다는 교사의 참된 역할과 교사라는 직업의 본질에 눈을 떠가기 시작했습니다. 수업기법과 생활지도 기법에 눈을 뜨고나자 새로운 세상을 사는듯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한 추억이지만 나를 좋아하여 애정공세를 펴왔던 어떤 여선생님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 학교에 근무하게되므로써 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운전면허증을 취득하여 자가용 승용차를 구입해서 타고 다니는 것이 대유행이었습니다만 나는 그런 것에 초연할 수 있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것이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 앞에 곱창요리를 기막히게 잘 하는 아줌마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그 분이 보고싶네요.



기차통근을 하며 아침 저녁으로 한시간씩 꼭꼭 걸었습니다. 걷는 즐거움을 그때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경험때문에 지금껏 자동차를 사지않고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가르치는 것에 크게 깨달아 새로운 눈을 뜨게 된 학교를 보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여긴 거의 25년만에 와보는듯 합니다.  



출퇴근하며 걸었던 길을 자전거로 천천히 달려보았습니다. 가르치는 즐거움과 보람을 깨닫게 해준 학교를 다시 찾아가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동안 잊어버리고 살았던 동네이름도 다시 떠올려보았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게되었습니다. 제 인생을 크게 변화시켜준 학교는 모두 두군데가 있습니다. 하나는 영덕 금곡초등학교에서의 기적을 동반한 신앙체험이었고 또 한군데는 이 글 속에 등장하는 연일초등학교입니다. 줄기차게 다리를 걸어서 건너다녔던 흘러보낸 그날들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