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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 그 찬란했던 추억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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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2019. 6. 27.

1994년에는 마침내 생활근거지에 있는 학교로 전근되어 영일군에서 넘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해 말에는 영일군 월성군같은 행정구역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경주시 용강초등학교로 발령이 났는데 그해 처음으로 개교한 신설학교였습니다. 신설학교이니 일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말이기도 했습니다만 일이 겁나지는 않았습니다. 포항에 근무할 때는 일주일에 사흘 정도는 수업후 교육청에 불려나가서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토요일에도 수업이 있던 시절이었으므로 사흘마다 교육청에 출장을 갔다면 엄청 바쁘게 살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얼굴을 익힌 장학사님들이 나를 좋게 보셔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자주 호출을 당해 일하러 갔습니다. 그런 경우가 지금도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장학사분들과 친해져서 손해볼 일은 없었습니다.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그분들이 이었고 교사들은 정도에 해당되었으니까요. 경주로 넘어오면서 이제 교육청 출입은 안해도 되었지만 처리해야할 학교 일이 워낙 많아서 매일매일을 일에 묻혀 살아야했습니다. 



제 나이도 이제 한창 일을 맡아해야할 중견교사로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인생길에서도 중후한 멋을 풍겨내어야하는 사십대로 접어들기 시작했으니 일을 안하고 배길 수는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과학부장을 맡았습니다만 내부 형편에 의해 연구부장으로 직함을 바꿔 달았습니다.


 

그해부터 5년 연속 연구부장일을 했었고 거기다가 은퇴하던 해까지 20년동안 3학년 담임 한번 한 것을 빼고는 죽으나사나 6학년 담임을 맡아했습니다. 그러니 과로현상을 일으키는게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죠.


 

어떤 해는 6학년 담임교사를 하던 분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일도 많이 하는데다가 생활지도와 학급경영등 모든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게 그 분들에게는 정말 꼴보기 싫었던가 봅니다. 그런가하면 정말 좋은 동료들도 제법 만났습니다.


나는 교사들과의 사적인 모임을 가지는게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딱 한군데 모임만은 꾸준히 나가는데 벌써 이십년이 훨씬 넘도록 지속적으로 모입니다. 같은 학년을 하며 만났던 분들인데 그중의 한분은 배낭여행도 몇번씩이나 같이갈 정도로 친하게 지내며 귀한 만남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들은 5시가 되면 퇴근을 해도 나는 매일 6시 반에서 7시가 되어서야 퇴근을 하곤 했습니다. 연세 지긋한 어떤 선배교사는 회식자리에서마다 시비를 걸어오곤 했습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느냐는 것이었지요.


그렇게하면 월급을 더주느냐?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느냐? 윗사람들에게 잘보여 상받아서 승진하려고 하느냐는 식으로 비아냥 거리기도 하고 은근히 약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들어주며 참아냈는데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에서 나는 승진에 대한 꿈을 접었습니다. 승진을 하지 않고 현직에 남아서 정말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수퍼일류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죠. 일류교사를 넘어서서 초일류교사가 되는것을 제 인생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누가 알아주는 일도 없는 고독한 싸움의 연속이겠지만 크리스천이 된지 7년정도 되었기에 어느 정도 참아나갈 수 있었습니다.    



최선을 다해 수업을 하고 학급경영을 해나가되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매를 들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한해전인 1993년부터 그렇게 시작해서 은퇴할 때까지 21년 동안 아이들에게 매를 대거나 손으로 때리지 않고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손 하나만 가지고도 수백명 아이들을 마음대로 쉽게 통제할 수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죠.


  

어느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한 제 자신을 두고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신기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근무평정과 승진을 위한 점수에서 해방되자 진정한 평화와 위안이 찾아왔습니다. 업무추진에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교직생활의 모습에도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본격적으로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