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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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라져버린 내성천 상류의 풍광들을 그리워하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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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고향) 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2019. 12. 14.


내가 서재 컴퓨터에 연결하여 쓰고 있는 외장하드에 저장된 사진이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0만장은 훌쩍 넘어갈 것 같습니다. 배낭여행 사진들과 현직에 있을 때 아이들의 모습과 수업 사진, 그리고 풍광사진들이 모여 그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제 손에 디지털 카메라를 넣은 것이 2005년의 일인데 이듬해인 2006년부터는 일년에 한두번 정도 고향에 찾아가서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유년 시절의 추억이 남아있는 내성천 상류의 모습들을 찍어두기 시작했던 것이죠.



지금은 사진 속의 풍경 모두가 영주댐 완공으로 인해 모조리 물속에 다 들어가버렸기에 다시는 육안으로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옛날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내가 죽고나면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들도 이리저리 흩어지거나 가치를 모르는 자식들로 인해 사라질 것이 너무 아쉬웠기에 누구라도 볼 수 있는 사이버 공간에라도 흔적을 남겨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영주댐이 건설되어 있는 자리가 바로 여깁니다. 돌이켜보면 기가 막히도록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모래강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자들이 여기에다가 댐을 만든 것이지요.



나는 지금까지 33번 정도 배낭을 메고 세계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보았습니다. 하지만 내성천 상류처럼 아름다운 모래강은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만나기도 어려울뿐더러 아마 전세계적으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드문 풍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국 중부 강서성의 성도인 남창 부근에서 거대한 모래강을 만났습니다. 남창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감강 상류 어디쯤에 이런 풍경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세계적으로 귀한 풍경임이 틀림없을 겁니다. 바로 이 자리에 댐이 들어선 것이죠.







나중에 이 풍경을 기억하는 어느 누구에게 혹시라도 작은 도움이 될까 싶어 진월사 아래 골짜기에 있었던 놋점 마을 부근 풍광도 올려봅니다. 


  

놋점이나 미림, 혹은 납닥고개 마을에 살았던 분이라면 이런 풍경을 기억할 수 있지 싶습니다.



평소에는 모래가 소복하게 깔린 곳에 물이 발목까지 올 정도로 내성천 상류 물은 부드럽고도 곱게 흘렀습니다. 


 

물론 깊은 곳도 있었지요.



놋점 마을이 있던 곳에는 이제 자동차 캠핑장이 들어섰습니다.



바로 여기죠.



놋점 마을의 풍경입니다.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정말 친했던 친구 하나가 이 마을에 살았는데 정신이상으로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그만 세상을 하직했습니다. 벌써 오십여년 전의 일입니다.


 

이 사진들은 2008년 5월에 찍어두었던 것들입니다.



이제는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풍경이 되었습니다. 모내기 후에 진흙속에 박히지 못하고 떠오른 벼포기를 논주인인 농부가 다시 심어주는 작업을 했을 겁니다.



시골 풍경이야 어디서든지 찾을 수 있겠지만 마을 자체가 사라져버렸으니 할말이 없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을 살았던 구마이 마을도 당연히 사라졌습니다.



나는 옛 기억을 더듬어 놋점 마을에서 진월사로 올라가는 산길 입구를 간신히 찾아냈었습니다. 이제는 이 길도 사라졌을 겁니다. 


 

온갖 풀에 묻혀서 거의 사라져가는 길을 더듬어 올라 진월사에 도착했습니다. 


 

카메라 성능이 거의 다되어 가던 때라 하늘이 붉게 찍혀버렸습니다.



진월사 모습입니다.



절은 아직까지 잘 남아있으니 언제라도 재확인이 가능하지만 내성천 상류는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 노란색 화살표 바로 위에 찍한 작은 점 정도의 위치에 서있습니다. 빨간색 선이 영주댐의 위치를 의미합니다. DAUM에서 PC로 이 글을 볼 경우, 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되어 다시 뜰 것입니다.



산이 깎여져 나간 바로 아래에 평은역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허망할 뿐입니다.



절에서 영주 시가지 쪽을 본 모습입니다.



사진 속의 동네가 미림 마을입니다. 미림 마을 바로 위, 그러니까 사진의 오른쪽 끝부분에 영주댐이 들어선 것이죠.



거기도 물이 영어 알파벳의 S자 모양으로 감아 흐릅니다. 영주댐 부근이 다 그랬습니다.



평은역 뒷산을 깎아먹기 시작한 것은 제 기억으로 1965년경부터일 것입니다. 



 평은역 뒷산 비탈에 잔자갈들이 수북했었습니다. 그런 것을 뭐라고 했던가요? 너덜이라고 했던가요? 학문적으로 부르는 용어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이젠 그런 용어도 다 잊어먹고 말았습니다.



철도용 자갈 채취 작업이 슬금슬금 이루어지더니 나중에는 저 지경이 된 것이죠. 그것 뿐이던가요? 내성천에 지천으로 깔린 모래는 얼마나 많이 퍼내갔습니까? 저렇게 아름다운 곳이 물속으로 들어간 것이죠.



흉하게 깎인 산 부근에 보이는 거대한 구조물은 시멘트 공장이었을 겁니다. 그 부근 산자락에 도로가 보이지요? 그 너머에 평은면사무소와 지서, 평은초등학교가 있었습니다.  거기도 다 물속에 들어가버렸습니다.



금모래가 가득했던 미림 마을 앞 모래밭도 다 사라져버렸습니다.  



숲도 모래도 아름다웠기에 마을 이름도 미림(美林)이었습니다만 이젠 강바닥에 풀만 그득합니다. 



모든 것이 꿈이었던가 봅니다.



성능 좋은 카메라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진월사에서 미림 마을로 내려가는 지름길이 있었습니다만 그것도 이제는 잊혀졌을 겁니다.




아무리 개발이 필요하다고해도 손대지 않았어야할 것들도 당연히 있는 법입니다.




견문이 짧은 위정자들의 단견이 한탄스러울 뿐입니다.



이젠 어떻게 돌이킬 수 있을까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