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주 동훈이에게 보내는 편지

애기 2021. 2. 2. 09:20

귀엽고 예쁜 동훈이에게 보내는 편지(2021.2.1-2.28)

 

2021.2.1 월요일 맑음  2월 첫째 날 강아지를 생각하며...

새롭게 시작했던 올 한 해 벌써 1월을 지나 2월의 첫째 날이 밝아왔구나.

요 며칠은 포근하고 따뜻해 봄날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겨울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오전에 할머니 할아버지는 완산칠봉에 오르면서 땀도 흘리고 산등성이를 걸으며 펼쳐지는 전주 시가지와 산야 풍광을 바라보니 소풍 나온 느낌이 들었단다.

할아버지는 목욕탕에도 들렀다.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사우나에도 들어가 땀을 흘리니 한층 가벼운 느낌이었다.

요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가족이라 할지언정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을 금지할 정도로 정부에서 강력한 예방 대책을 실행해서 그런지 일일 오백 명 미만의 환자로 줄어들어 다행이지만 점차 주춤해졌으면 한다.

우리 강아지도 주중 반은 학교에 가고 반은 원격수업을 한다고 하는데 늘 돌봄 교실에 나가야 하니 매일 학교에 가는 것이나 다름없구나.

늘 손 씻는 것을 생활화해서 건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지금도 사촌 또래들이 친할머니 댁에 있을 텐데 함께 어울리며 신나게 놀겠구나.

 

 

2021.2.1 화요일 맑음  부안 격포로 캠핑 떠난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오전에 부안 격포로 캠핑을 떠났단다.

할머니랑 같이 가자고 했더니 내일 모임 약속이 있다고 하시더라.

정오가 다 되어 부안 격포 청소년 해양수련원 앞바다에 당도해 바닷물이 빠진 틈을 이용해 조개를 캤다.

영하 기온에다 바람까지 불어 고무장갑 안에 면장갑을 착용했는데도 손이 엄청 시리더라.

그럼에도 개펄을 파면 하나 둘 눈에 띄는 조개로 쏠쏠한 재미가 있었단다.

1시간 남짓 피조개  위주로 열개 정도 캔 뒤 뭍으로 나와 오늘 묵을 격포항으로 이동했다.

저녁에는 조개를 삶아 순 한잔 곁들이며 어묵탕에 저녁밥을 지어먹었다.

할아버지는 이 근방에서 며칠 더 지내다 집에 갈 예정이란다.

오늘 마침 날씨가 꽤 쌀쌀하던데 돌봄 교실에는 잘 다녀왔겠지?

할아버지는 혼자 캠핑을 나올 때는 별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며 강아지와의 많은 추억을 만들었던 지난 일들이 샘물 솟듯 떠오르곤 한단다.

 

 

 

2021.2.3 수요일 흐림  할아버지 부안 캠핑 이틀째 되는 날

부안 격포에서 겨울 캠핑을 즐기고 있는 할아버지는 아침 늦게 일어났다.

할머니께서 아침밥 대용으로 싸 주신 굳은 가래떡을 코펠에 넣고 잠깐 끓였더니 말랑말랑해져 우유와 같이 먹었다.

오늘도 조개를 캘 정도로 바닷물이 빠지는 날이라 점심밥을 일찍 먹고 바로 앞 해변으로 내려갔는데 바지락이 별로 없더구나.

옷가지는 온통 진흙뻘로 범벅이 되었다.

그래도 한 바가지 정도 캐며 무료한 시간을 때울 수 있었다.

오후에는 내내 낮잠도 자고 유튜브도 보며 지냈단다.

 

 

2021.2.4 목요일 맑음  할아버지 부안 캠핑 사흘째 되는 날

할아버지 부안 격포에서의 캠핑 사흘째가 되었구나.

오전에는 빨간 등대가 있는 낚시 전망대 데크를 걸으며 운동을 했다.

캠핑카 위치를 채석강이 있는 주차장으로 옮겼다.

마침 바닷물이 빠지고 있어 채석강 탐방에 나섰단다.

채석강은 오랜 세월 바닷물에 침식된 퇴적층이 지각 변동을 일으며 마치 수 만권의 책을 쌓은 듯 거대한 층리를 이룬 곳으로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라.

해안 바위 절벽 아래를 따라 걸으며 격포해수욕장까지 돌아 나와 도로를 이용해 캠핑카가 있는 곳으로 왔는데 상당한 운동 거리였다.

하나로마트에 들러 시장도 봤다.

우리 강아지는 오늘도 돌봄 교실에 나가 친구들과 잘 놀다 왔겠지?

아직 사촌들이 친할머니 댁에 머물고 있을 텐데 신나게 어울려 놀겠다?

할아버지는 내일 집에 가려고 하는데 주말에 할아버지한테 놀러 올 거야?

 

 

2021.2.5 금요일 맑음  할아버지 부안 캠핑 마치고 집에 온 날

할아버지 부안에서의 캠핑 마지막 날 오전에 운동을 했단다.

먼저 격포항으로 드나드는 하얀 등대가 있는 방파제 끝까지 왕복을 한 후 채석강을 둘러싼 야트막한 산봉우리인 닭이봉 탐방에 나섰다.

오름길에서는 숨도 차오르지만 산책로를 빙빙 돌아 최고봉인 닭이봉에 닿자 팔각 전망대가 있어 주변 풍광을 바라보니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격포항 일대가 참으로 아름답더구나.

점심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전 할머니께서 구운 계란을 만들어 아빠가 퇴근길에 가져갔다고 하더라.

요즘 사촌들이 친할머니 댁에 계속 지내고 있어 강아지도 노느라 아예 집으로 오지도 않고 잠까지 잔 후 아침에 돌봄 교실에 다녀온다면서?

또 저녁에 퇴근하는 엄마로부터 소식을 들었다.

어제는 집에 와서 잤다면서?  잘했다.

강아지네 집과 친할머니 집이 같은 아파트 단지 바로 맞은편에 있어 아주 좋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2021.2.6 토요일 흐림   오늘 강아지가 할아버지 집에 과연 올까?

오늘은 하루 종일 뿌연 연무 현상에 흐리기까지 해 언제 비가 내릴 질 모를 정도인 날씨였다.

아침밥을 먹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완산칠봉으로 향했단다.

산등성 등산로를 따라 팔각정이 있는 정상까지 오르는데 쌀쌀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온 몸에는 열기로 인해 땀이 흥건했다.

집으로 돌아와 욕조에 온수를 받아 놓고 몸을 담그니 가쁜하더라.

강아지가 이번 주말에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올까 궁금해 할머니께 물었더니 사촌 또래들이 친할머니 집에 내려와 있어 노는데 정신이 없을 텐데 우리 집에 오겠냐고 말씀하시더라.

가만히 생각해봐도 할머니 말씀이 옳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 보이면 직접 보고 싶은 우리 강아지

이런 할아버지의 심정을 알고는 있지?

 

 

2021.2.7 일요일  흐림  우리 강아지는 일요일을 어떻게 보냈을까?

온종일 뿌연 연무가 드리워진 일요일이었구나.

우리 강아지는 오늘 뭐하고 보냈을까?

할머니 할아버지는 집 밖 한 번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보냈는데 강아지는 사촌들과 놀았니 아니면 엄마 아빠랑 놀았니?

강아지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정신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겠지만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생활을 했으면 좋겠구나.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사람 본연의 됨됨이 교육에 앞서 서로 경쟁해 앞서가는 것만이 인정을 받고 능사로 여기는 우리 사회가 어쩌면 비열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요즘 강아지가 학교에서 배우는 문제지를 함께 풀어보며 할아버지가 겪었던 그 시절의 단순했던 수준과 달리 내용적으로 수리적으로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느꼈단다.

그만큼 지금 세대의 아이들은 큰 부담을 가진 채 정신적으로 혹독한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지금에 그치지 않고 살아가는 내내 이어져 더욱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아무튼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늘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 이외는 별 다른 힘이 되어 주지 못할 뿐이란다.

새로 시작하는 이번 한 주도 힘내길 바란다.

 

 

2021.2.8 월요일 맑음  할아버지, 대전에 가서 캠핑카 수리한 날

할아버지가 그랜드 스타렉스를 캠핑카로 개조해 즐겁게 노년의 캠핑을 즐기고 있는 것도 어느덧 2년째 접어드는 것 같구나.

겨울철 반드시 필요한 온열을 위해 부착한 무시동 히터가 지난해 가을부터 휀의 이상으로 소리가 가끔 들려 수리를 하기 위해 대전 캠핑카 공장을 방문했단다.

히터가 균형이 잡히지 않아 앞으로는 괜찮을 것이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대전까지 갔으니 한 이틀 캠핑을 하다 돌아올 생각으로 모든 준비를 하고 출발했다.

대전 인근 지역 논산이나 금산의 관광 명소나 캠핑지를 알아보다 금산 적벽강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인삼 재배 지역으로 이름난 첫 인삼이 심어지게 되었던 '개삼터'라는 공원이 있어 잠깐 들렀단다.

옛날 효심이 지극한 아들이 병환으로 들어 누운 어머니를 치료하기 위해 고심하던 중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산에 오르면 빨갛게 열매를 맺은 뿌리를 캐다 먹이라는 말에 다음날 그 장소에 이르니 진짜로 산삼이 있었다는구나.

그래서 산삼을 정성을 다해 다린 뒤 어머니에게 마시게 했었는데 말끔히 나았다는 전설이 서려 있는 곳으로 산삼 열매는 밭에 일구기 시작하며 금산에 인삼 재배가 번성되었다는 이야기란다.

오늘날 우리가 옛날이야기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부모님에게 효도하라'는 큰 가르침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봤단다.

 

공원에서 나와 금강이라 일컫는 적벽강 강 줄기를 따라 차량이 닿는 끝 지점까지 갔으나 화장실도 없고 너무 황량해 되돌아 나오고 말았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물놀이 하기에는 참 좋은 곳이더구나.

좋은 캠핑 지역이 있으면 머물기로 하고 내비를 찍고 집으로 향하는데 무주읍 가까이 도착한 후 낯익은 무주-진안 도로를 만나 결국 캠핑은 하지 않기로 하고 용담댐 공원에 들러 점심 먹고 집에 도착했다.

오후에 곧 다가오는 설날에 강아지에게 세뱃돈을 주기 위해 은행에 들리고 시장도 봤단다.

우리 강아지는 월요일 아침에 학교에 가기 싫지는 않았니?

 

 

2021.2.9 화요일 맑음  설날 먹을 반찬 만드는데 바쁘신 할머니

모레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구나.

할머니 할아버지는 연휴가 시작되면 엄마의 외가인 진외가에서 지낼 예정이란다.

따라서 할머니는 만나는 가족들과 먹을 밑반찬을 만드시는데 어제는 멸치조림, 고추조림, 파김치, 생채를 만드셨고 오늘은 시장에서 봉지 한 가득 사온 콩나물로 잡채를 만드셨단다.

할아버지도 콩나물 머리를 잘라내는데 한참을 도와드렸다.

연휴 기간 중 삼촌도 안산에서 내려온다고 하며 설 명절이 끝나면 곧장 베트남 출장을 나갈 계획이라고 하더라.

강아지네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세배를 하기 위해 진외가로 와야 할 것 같구나.

진외가는 강아지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적 엄마 아빠를 따라서 아니면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서 찾았던 시골집으로 도심 살이를 하면서 보고 느끼지 못했던 풍경과 문화들을 접했을 것이다.

우리 강아지가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되는 체험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단다.

할아버지는 오후에 완산칠봉에 가서 땀을 흘리며 운동하고 돌아왔다.

 

 

2021.2.10 수요일 맑음   설 쇠러 경주 삼촌도 내려와 강아지와 영상 통화

내일부터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되어 초저녁에 안산에 살고 있는 경주 외삼촌이 오셨다.

강아지 얼굴을 본지 2주 가까이 되어 영상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다가 벨 소리를 듣고 전화를 걸어와 받았구나.

얼마나 반가운지 엄청 기뻤단다.

할머니도 얼른 다가와 강아지와 얘기 나누었고 할아버지 눈방울 깜빡이지 않기 게임을 하자는 제의에 시작을 했는데 강아지는 얼굴 모습을 그림으로 덮어 얼마나 웃었는지 아니? 

삼촌 하고도 인사를 나눈 뒤 나중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세배하러 가겠다고 했지.

우리 강아지가 세배하면 세뱃돈 주려고 이미 잘 보관하고 있단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내일 오전에 정읍 진외가에 갈 예정이란다.

빨리 만나고 싶구나.

예쁜 우리 강아지

 

 

2021.2.11 목요일 맑음  까치설날에 진외가를 찾은 할머니 할아버지

오늘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는 첫째 날이구나.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들이고 새로 사 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내일이 설날이기에 오늘은 하루 전이므로 까치들의 설날이구나.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길조인데 지금은 개체수가 너무 많아 사람들에게 해를 입힌다고 하는 취급을 받고 있다.

 

내일 설 명절을 강아지네 진외가에서 보내기 위해 오전에 할머니랑 정읍 영원을 찾았단다.

정읍 문강 할아버지 가족은 미리 오셨더구나.

방앗간에서 막 쪄온 인절미를 예쁘게 콩고물을 묻혀 정리한 뒤 동태전과 고기전을 붙였다.

내일 차롓상은 차리지 않지만 설날을 맞이해 맛있게 먹기 위해 가족들이 둘러앉아 만들어 먹었단다.

전주에 살고 있는 엄마의 큰외삼촌의 큰딸 가족 3명이 찾아와 함께 했는데 강아지보다 한 살 위인 형도 왔다가 돌아갔다.

우리 강아지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왔더라면 잘 어울려 놀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2021.2.12 토요일 맑음  할머니 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진외가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데 경주 삼촌이 찾아와 식사를 같이 할 수 있었단다.

오전에 가족들은 산소에 가서 조상님들께 감사의 세배도 올렸다.

설날 떡국을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먹는다는 풍습으로 다 같이 점심을 떡국을 끓여 먹었다.

강아지네 가족이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세배를 하러 언제 올 것인지 궁금해 할머니께서 전화를 하셨구나.

엄마와 통화 후 강아지와 통화를 하며 진외가에 오지 않겠느냐 물었더니 너무 멀어 전주로 오면 세배하러 가겠다고 했지.

 

오후에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삼촌은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무렵 강아지네 가족이 찾아와 엄마 아빠가 세배를 한 뒤 강아지 혼자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세배를 하는데 큰 감동을 했단다.

"할머니 할아버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마워 우리 강아지도 새해 복 많이 받고 항상 건강해라"

짧은 말이지만 우리 강아지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마음 가득 읽을 수 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예쁜 강아지를 가슴으로 안아주며 세뱃돈을 건네며 등을 토닥여 줬다.

삼촌에게도 공손하게 세배도 잘하더라.

어제 친가에서 갈비를 먹었는데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갈비가 더 맛있다며 할머니의 어깨를 으쓱하게 해주기도 했지.

 

식사 후 삼촌과 윷놀이를 두 번이나 연거푸 이기고 이번에는 오목을 뒀는데 한 순간 방심으로 지고 말았구나.

강아지의 실력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윷놀이를 포함한 여러 놀이들을 잘 가르쳐 준 보람이 아주 커 흐뭇했단다.

이번 달 23일에 친가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사촌이 사는 오창에 가셔야 하므로 외가인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할아버지 집에서 많은 시간 머물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간 강아지야

잘 지내다 그때나 만나자.

삼촌은 저녁에 안산으로 출발하셨다.  다음 주 베트남에 출장 갈 예정이라더구나.

 

 

2021.2.13 일요일 맑음   설 연휴 사흘째 되는 날 설레는 봄소식

설 연휴 사흘째 되는 날로 어제에 이어 오늘도 봄처럼 아주 포근한 날씨였다.

아침에 할머니 할아버지는 완산칠봉으로 운동하러 나섰단다.

들머리 매실밭에는 겨울답지 않은 며칠 따뜻한 기온을 비집고 향긋한 매실 꽃이 활짝 피어 올라 추위로 닫혀 있던 감성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시선을 끌고 있었다.

1년 만에 맞이하는 봄소식으로 설날 즈음 뜻밖에 때 아닌 셀렘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강아지도 이제 새롭게 맞이하는 봄날 기지개를 활짝 펼치며 올 한 해도 잘 보냈으면 좋겠구나.

 

할머니 할아버지는 곁에 있든 아니든 늘 강아지의 든든한 버팀목이고 후원자란다.

추운 겨울이면 온기를 전하는 따뜻한 모닥불이 되어주고 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개비가 되어줄게.

그리고 항상 손뼉 치며 응원할게.

하늘과 땅 사이에 달빛과 햇볕이 가리지 않는 먹구름 없는 환한 세상에서 마음껏 꿈을 펼치며 굳건하게 살아가는 강아지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할아버지는 완산칠봉에 다녀왔더니 온 몸이 땀으로 흥건해 욕조에 뜨거운 물을 채우고 씻으니 사우나에서 나온 듯 상쾌하더라.

강아지는 오늘도 사촌들과 즐거운 설 연휴를 보냈겠구나.

 

2021.2.14 일요일 새벽에 비 온 후 흐림   엄마와 통화하는 중 강아지의 목소리

새벽에 이슬비가 내리더니 종일 꿀꿀한 날씨로 흐린 하루였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냈다.

정오 무렵 엄마로부터 전화가 와 받았더니 옆에 있던 강아지가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는지 엄마의 용건과 겹치며 할아버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구나.

뭐 하고 있느냐 묻자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지.

할머니 전화가 불통이어서 할아버지에게 했다는 일상의 내용은 뒷전이고 옆에 계시는 할머니와 경쟁하며 강아지와 통화하려고 주도권 다툼이 시작되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내일 또 정읍 진외가에 갈 예정인데 강아지도 따라가지 않겠느냐 물었더니 가고 싶은 의향이 있는지 엄마에게 가도 되는지부터 묻더라.

 

내일 학교에 가야 되니 안 된다는 엄마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이내 강아지는 조용해지고 말았구나.

정상적인 등교가 아니고 돌봄 교실이라면 별 문제없을 것 같지만 보호자의 우선은 엄마라 할아버지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제 할아버지가 완산칠봉에 다녀오며 마트에 들러 강아지가 먹을 간식인 초쿄송이 과자를 사다 놓았다고 하자 좋아라고 했지.

요즘 우리 강아지가 가리지 않고 잘 먹어 체중이 34.2kg 나간다고 들었는데 너무 비대해지면 안 되니 운동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구나.

설 연휴 나흘간 집에서 마음껏 놀다 내일 학교에 가려면 조금 힘들겠지만 용기 내거라.

 

 

2021.2.15 월요일  맑음  진외가를 찾은 할머니 할아버지

강아지도 알다시피 할머니 할아버지는 오전에 정읍 영원 진외가를 찾았다.

오늘이 왕할아버지께서 2년 전 돌아가신 날로 가족들이 모여 은덕을 기리자며 모이기로 했단다.

경북 의성에서 공사 현장 감리로 근무하고 있는 정읍 문강 할아버지께서 설 연휴로 오늘까지 쉰다고 해 평일이지만 모였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맨 먼저 도착하자 군산 이모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이어 문강 할머니 할아버지 맨 마지막으로 익산 할아버지가 도착하셨구나.

익산 할머니는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인데 오늘 출근을 하신다고 해 오시지 못했다.

정읍 할아버지께서 가져오신 소고기와 싱싱한 전복을 곁들여 구워 먹으니 아주 특별한 맛이 돋아나는 것 같더구나.

 

식사 후 일부 가족은 산소에도 다녀오셨다.

오후에 강아지도 할아버지가 퇴직 후 제과 제빵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기에 모처럼 가족들이 모인 시간을 이용해 찹쌀 도넛을 만들었다.

오랜만에 만들어보는 도넛으로 가족들이 많이 도와주셔 힘들지 않고 완성해 드시는데 모두 맛있다고 하셔 할아버지 어깨가 으쓱으쓱 했다.

지난 설 때 인절미를 하고 남은 찹쌀가루로 이미 소금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를 착각하고 추가로 소금을 넣어 약간 짰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저녁에는 문강 할머니 할아버지는 내일 출근해야 하므로 집으로 돌아가셨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내일까지 진외가에서 머무를 예정이란다.

 

 

2021.1.16 화요일  흐리다 오후에 눈바람   진외가에서 돌아온 할머니 할아버지

진외가에서 이틀째 머물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중 익산 할아버지는 학교 출근 때문에 아침 일찍 가셨다.

그동안 포근했던 날씨는 온 데 간데 사라지고 어제부터 찬바람이 불며 몸을 움츠리게 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도심에 비해 시골이 더 그런 것 같구나.

점심식사를 마치고 이모할머니 할아버지가 군산으로 출발하실 때 할머니 할아버지도 같이 진외가를 나섰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진외가에서 30분 거리인 부안 줄포에 살고 계시는 할아버지의 누나 즉 강아지에게는 고모할머니 댁을 방문하기로 했다.

소재지 마트에 들러 달콤한 딸기 한 상자와 음료수를 사들고 찾아갔더니 고모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아주 반갑게 맞이해주시더라.

 

요즘 코로나 때문에 전북지역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의 4남매 부부가 정기적인 만남을 못하고 있어 안타까웠는데 직접 모습을 뵈었고 모두 기뻐했단다.

고모할머니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보다 딱 10살 연상의 동갑 나기로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후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을 하고 계신단다.

할아버지가 중학교 1학년 때 할아버지의 엄마 즉 외증조할머니를 폐결핵이라는 질병으로 여의고 슬픔에 빠져 있을 때 고모할머니께서 어린 할아버지를 위로하고 사랑해주셨던 유일한 엄마 같은 누나였지.

과거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을 강물 같은 무심한 세월에 내맡긴 체 편안하게 노후 여생을 보내고 계신단다.

2시간 남짓 그동안 만나지 못한 만큼의 공간을 이야기로 쏙쏙 채워가며 시간을 보내다 집을 나서는데 함박눈이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다.

고모할머니는 손수 농사지어 짰다는 들기름이며 엿기름까지 손에 쥐어 주셨다.

우리 강아지는 오늘도 학교 돌봄 교실에 잘 다녀왔겠구나.

 

 

2021.2.17 수요일  오전에 눈  엄마의 출근길 걱정하시는 할머니

밤사이 강한 겨울바람과 함께 하얀 눈이 도심을 덮고 있었다.

잠에서 깬 할머니는 밖을 내다보시며 빙판길을 출근해야 하는 엄마 걱정을 하셨다.

마침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구나.

이곳 전주는 겨우 땅만 덮일 정도지만 유달리 눈이 많이 내리는 정읍은 더 내렸을 것이라며 차를 가지고 가야 할지 망설여진다는 것이었다.

큰 도로는 제설작업이 잘 되어 괜찮을 것이라는 말에 평소대로 차를 가지고 갔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강아지도 오늘 등굣길이 집에서 가깝지만 새벽바람에 좀 고생은 했겠구나.

내일부터는 날씨가 풀린다는 예보에 다행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꿈적하지 않다가 오후에 은행을 다녀왔는데 엄청 춥기는 하더라.

 

 

2021.1.18 목요일 가끔 눈발   할아버지 서해안으로 겨울 캠핑 떠난 날

밤새 전주에는 대지를 덮을 정도의 약한 눈이 내렸고 영하 8도의 추운 날씨였다.

할아버지는 더 많은 눈이 내렸다는 서해안의 겨울 캠핑을 즐기러 집을 나섰다.

할머니는 오늘 볼링 동호회 모임이 있다고 하시더라.

첫 번째 목적지인 고창 선운사로 향하는 도중 정읍을 지나는데 상당한 눈이 쌓였고 간간이 눈발이 내리고 있었다.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 점심밥을 지어먹고 한참을 지나 왕복 4km 넘는 도솔암까지의 트레킹에 나섰단다.

백제 위덕왕 24년 검단선사에 의해 창건했다는 선운사에서부터 도솔천을 따라 새로 개설된 산책로에는 아직 빙판이라 꽤 미끄러웠다.

 

종점인 도솔암 마애석불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왔다.

서해안 해변도로를 지나 숙영지인 동호해수욕장에 와서야 여장을 정리했단다.

캠핑족 세 팀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해안으로 몰아치는 파도가 금방이라도 해변을 삼킬 듯 강풍에 힘을 얻어 사나웠다.

오늘 밤 이곳에서 안식을 취한 다음 며칠 서해안을 따라 남하하다 귀가할 예정이란다.

할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아빠가 오늘 포항 출장을 다녀오면서 과메기를 사 왔다고 하시더라.

 

 

2021.2.19 금요일 맑음  할아버지의 서해안 겨울 캠핑 2일차 되는 날

동호해수욕장에서 겨울 캠핑 첫 밤을 보내는 사이 강하던 찬바람은 아침이 되어서야 조금 잠잠해졌단다.

자리를 이동하기 위해 바닷가로 나갔더니 거친 파도의 여운은 아직 남아 있었다.

기수를 남으로 돌려 십리 길이라 칭하는 명사십리 해변도로를 따라 인접인 구시포해수욕장에 이르렀다.

이곳 또한 밖으로 나오기 꺼릴 정도로 춥고 바람은 여전하더라.

몇 해 전 해수욕장 앞 작은 섬 가막도와 방파제를 연결해 개항한 구시포항으로 갔다.

축구공 모양의 해상 펜션이 둥둥 떠 있고 해양파출소와 공공건물만 있는 황량한 벌판 같지만 바다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은 완공되어 보이는데 자물쇠로 잠겨 있더구나.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사이로 고깃배가 오가지만 겨울바다의 풍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후에는 등대까지 다녀왔는데 운동거리로는 너무 미약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가로등이 포구를 환하게 비추며 밤낮을 분간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밤을 보낼 생각으로 잠을 청했다가 강풍이 얼마나 센지 캠핑카가 들썩여 로울러 코스터를 타는 기분이 들더라.

참다 참다 시동을 켜고 도 경계를 넘어 전남 영광 흥농 읍내 한복판에 대충 차를 세우니 바람은 온데간데없었다.

 

 

2021.2.20 토요일 맑음 할아버지의 서해안 겨울 캠핑 3일차 되는 날

구시포항에서 강풍으로 인해 흥농 읍내까지 피신했던 터라 전날 잠을 설치고 말았구나.

읍내 주유소 셀프 세차장을 찾아가 집에서 나오며 눈길을 달렸기에 깨끗하게 세차를 했다.

다음 행선지는 굴비의 특산물로 유명한 법성포로 향했다.

포구 한적한 곳에 둥지를 틀고 오전에 긴 휴식을 취한 뒤 오후에는 주변 산책에 나섰단다.

곳곳에는 몇 마리씩 꾸리 미를 엮어 건조하는 굴비들이 모여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오늘은 이곳에서 머물며 어젯밤 설친 잠을 기필코 보충해야겠다.

할아버지가 어디에서 머물고 있는지 자주 할머니와 연락하고 있단다.

 

 

2021.2.21 일요일 맑음 할아버지의 서해안 겨울 캠핑 4일차 되는 날 강아지 소식

서해안 겨울 캠핑 4일차 아침 짐 정리를 마친 후 영광과 함평의 하류 경계인 황화도 칠산타워로 출발했다.

도중에 캠핑카에 유류도 빵빵하게 보충했다.

칠산타워 주차장에 도착하자 캠핑카가 여러 대 진을 치고 있었고 낚시객도 보였단다.

이곳 영광과 천사섬인 신안을 빠른 시간에 오고 갈 수 있는 칠산대교와 불끈 공중으로 솟아 있는 전망대가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대교가 빤히 바라보이는 양지바른 곳에 주차를 하고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며 풍광에 흠뻑 빠져들었단다.

수평선으로 숨어드는 붉은 석양의 일몰은 한동안 시선을 제압하고 있었다.

수면 위로 반사되는 칠산대교 야경의 화려함에 물들어 오늘 밤 잠자리가 더 편안할 것 같다.

할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엄마 아빠가 할아버지 집에 다녀갔다고 하시던데 강아지도 왔느냐 물었더니 친가에 가 있어 오지 않았다고 하시더라.

어제부터 사촌들과 노느라 집에도 오지 않은 것이니?

 

 

2021.2.22 월요일 맑음  할아버지의 서해안 겨울 캠핑 마치고 돌아온 날 경주 삼촌 베트남 출장 

칠산타워에서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식사를 마친 뒤 바다를 가로지르는 칠산대교를 건너 천사섬이라 불리는 신안군으로 들어섰다.

매년 튤립축제가 열리는 임자도가 점암선착장 부근의 육지와 연결되었다는 말을 어디에서 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가보기로 했단다.

웬걸 지도읍내를 관통해 선착장에 이를 무렵 바리케이드로 차단을 하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 차량은 임자도의 관문인 수도를 다리를 통해 오가지만 일반 차량은 불가능해 올해 상반기에는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지도읍을 벗어나 3개의 큰 다리를 건너 마지막 섬인 증도로 향했단다.

먼저 도착한 곳은 짱뚱어해수욕장이었다.

바닷바람에 모래들이 흩날려 톱을 이루며 여름 시즌과 달리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사리곰탕면을 먹고 우전해수욕장과 왕바위선착장 들른 뒤 돌아 나와 간조 때만 들어갈 수 있다는 화도까지 가봤단다.

육지에서 500m 가까이 떨어져 있는 아주 작은 섬으로 승용차 두 대가 겨우 교행 할 정도로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었다.

 

개펄보다 1미터 남짓 높게 만든 일반 도로로 바닷물이 넘치면 섬으로 변하는 곳으로 노두길이라 부르는데 화도는 '고맙습니다' 드라마 촬영지이기도 하단다.

증도를 포함 이곳 일대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며 갯벌습지보호구역이란다.

지난 18일부터 시작해 4박5일간 봄이 오는 길목 서해안 겨울 캠핑을 마치고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오며

많은 추억을 머릿속에 담았단다.

 

오후 늦게 경주 삼촌이 베트남 출장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 중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요즘 베트남에도 코로나 환자가 발생해 모든 입국자는 호텔에서 의무적으로 2주간 격리를 해야 한다는구나.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건강하게 귀국했으면 한다.

전화를 끊고 삼촌이 가족 카톡방에 잘 다녀오겠다고 메시지를 남기자 우리 강아지도 사랑한다고 글을 남기며 깜찍한 하트 모양의 이모티콘을 올려 할머니 할아버지는 함박 웃었단다.

모레 강아지가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기로 한 날인데 내일 할아버지 집에서 잤으면 하는구나.

 

 

2021.2.23 화요일 맑음  허리 통증으로 엄청 고통스러웠던 할아버지

오늘 밤 외가인 할아버지 집에서 자겠다는 강아지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며 아침밥을 먹은 뒤 운동하기 위해 완산칠봉으로 향했다.

코로나 환자 발생 인원이 매일 400명을 넘나드는 위중한 시기에 할머니는 또 모임을 있다며 외출하겠다고 해 걱정이 앞서는구나.

4박5일 캠핑으로 인해 완산칠봉을 오르지 못해 열심히 정상에 올라 운동기구를 이용해 체력을 단련하고 내려왔다.

인근 목욕탕이 쉬는 날이라 욕조에 30여 분 몸을 담그고 때도 밀었다.

 

그런데 쪼그려 앉아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인지 일어서려는데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라.

할아버지가 나이가 들어 노년이 되어가며 허리 협착증으로 인해 늘 약간의 통증을 달고 지내왔지만 이번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팠단다.

약 7년 전 겨울 고창에서 근무할 때 눈을 치우다 허리 통증이 심해 마치 칼로 살을 자를 정도의 심한 고통 같았단다.

할아버지 혼자 고통을 참아가며 점심도 챙겨 먹기 힘들어 떡과 바나나로 대충 때우고 진통제를 먹고 마냥 침대에 누워 있었다.

겨우 할머니와 통화가 되어 곧 오셨지만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병원까지 움직일 수 없어 내일 가기로 하고 쉬었다.

이런 급한 할아버지 때문에 할머니가 엄마와 통화를 하셨다.

 

친할머니께서 그동안 친가에서 지내던 사촌들을 오후에 오창에 데려다주며 강아지를 할아버지 집에 맡길까 했다가 할아버지가 갑자기 허리가 아파 결국 취소하고 말았구나.

내일 할아버지 집에 오는 것 마저 어려워 결국 강아지는 엄마가 휴가를 내 맡기로 했다.

할아버지 때문에 오고 싶어 하던 외가에 오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나.

밤에는 진통제까지 먹었던 탓인지 위염이 발생해 잠까지 설치고 말았다.

건강의 소중함을 이럴 때마다 절실하게 느끼는구나.

 

 

20201.2.24 수요일 맑음  허리 통증 때문에 119 도움받아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

밤새 잠은 설쳤지만 진통제 때문인지 그래도 조금 통증은 나아진 듯 하지만 움직일 때의 고통은 여전했다.

2년 전 우리병원에서 치료했기에 병원에 전화해 구급차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가정집에 출동하는 것은 불법이니 119의 도움을 받으라는 말을 하더라.

결국 119에 전화를 하자 곧 구급차를 출동시키겠다고 했다.

구급차를 기다리는데 걱정되어 엄마로부터 영상 전화가 왔구나.

 

옆에 있던 강아지도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더니 빨리 나아라며 말하는데 정말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고맙더라.

얼마 후 도착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에 도착 엑스레이와 엠알아이 사진 촬영을 마친 결과 수술할 정도는 아니지만 2번과 3번 사이의 척추 신경이 옆으로 나와 있다며 신경주사를 맞고 며칠 입원하기로 했다.

정오에 주사를 놓자마자 휠체어가 필요가 없을 정도로 통증이 사라져 입원실까지 걸어갈 수 있어 아주 기분이 날아갈 듯 좋더구나.

 

점심을 먹고 앉아 있기 불편해 2시간 정도 누워 있다가 일어나자 진통제 영향이었는지 오전보다는 그렇지 않지만 통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물리치료를 하거나 화장실에 갈 때 허리를 움직여야 하므로 그때 아프더라.

밤에는 진통제가 섞인 링거를 꼽고 자며 내일이 밝아오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며 병원에서의 첫 날을 보냈단다.

할머니는 오전과 오후에 병원에 잠깐 계시다 집으로 가셨는데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음부터는 가족 면회도 없고 환자 외출도 금지된다는 말을 들었다.

 

 

2021.2.25 목요일 오후부터 비  할아버지 병원 입원 2일째 되는 날

병원에서 보냈던 입원 첫 날도 그랬지만 둘째 날 되는 밤도 통증 때문인지, 환경이 바뀌어서인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구나.

그래도 입원하는 날 119 구급차까지 출동해야 할 정도의 통증은 사라져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종일 링거를 꼽고 생활하며 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느니 유튜브 보는 시간이 많아지더구나.

요즘 할아버지가 즐겨보는 것은 북한에서 힘들고 어렵게 생활하다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을 넘나들며 탈북 자유를 찾아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과정을 소개하는 것을 많이 보고 있단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물리치료실로 내려가 여러 가지 치료를 하니 몸이 한층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만 조심스레 걷는다 해도 어느 순간 허리에 힘이 빠지며 주저앉을 때는 깜짝 놀라기도 한단다.

오후에 간호사로부터 내일 퇴원하지 않느냐 물어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 무슨 퇴원이냐며 퉁명스럽게 얘기하자 수술 환자가 아니면 의료보험 공단에서 의료비를 절약하기 위해 수술 환자가 아니면 며칠 지나지 않아 퇴원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구나.

 

 

2021.2.26 금요일 맑음  할아버지 병원 입원 3일째 되는 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좀 나아진 듯 하지만 침대에서 눕고 일어날 때의 미미한 통증은 여전했다.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도 오늘부터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해 온 하루빨리 종식되었으면 좋겠구나.

오전에 할머니께서 참외와 딸기를 가져와 병원 정문에서 건네받았단다.

오늘도 오전과 오후 물리치료를 받았다.

 

오전에 의사 선생님이 회진을 왔을 때 전날 간호사로부터 얘기를 들었는지 퇴원하지 말고 좀 더 치료를 하자고 하시더라.

물리치료를 하며 핫팩을 했더니 몸에 땀이 나 샤워를 하고 환자복도 갈아입었다.

따분한 시간을 보내는 데는 스마트폰이 최고여서 오늘도 뉴스나 유튜브를 봤단다.

오늘부터는 링거를 빼고 알약을 복용하기 시작했구나.

 

 

2021.2.27 토요일 맑음  입원 5일째 되는 날 강아지와 영상통화로 힘을 얻은 할아버지

일찍 깼지만 일어나 봤자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야 하므로 계속 누워만 있다 7시 아침식사가 와 별 수 없이 일어났다.

전날보다 조금씩 아픈 것은 줄어든 것 같지만 허리를 구부릴 때 오는 전율의 통증은 아직 남아 있구나.

오전 진료만 한다기에 물리치료실에 내려가 찜질을 하고 있는 중 강아지로부터 전화가 오더니 화상 통화를 하자고 했지.

얼른 화상 전화로 바꿨더니 예쁜 강아지의 얼굴이 보이며 귀여운 여러 이모티콘을 붙여가며 할아버지를 웃게 만들었구나.

 

"할아버지 빨리 나아" "응 그럴게. 우리 강아지 고마워"

지금 사촌들과 친가에서 놀다가 전화를 한 것이라고 해 입원해 있는 할아버지를 걱정하고 있음에 무한한 고마움을 느꼈단다.

할아버지가 준 용돈이 지금도 있느냐 물었더니 아직도 가지고 있다고 해 사촌들과 편의점에 가서 맛있는 것 사 먹으면 또 용돈을 주겠다고 했지.

"할아버지 빨리 나아서 나랑 놀아줘"

"응 할아버지 빨리 나아 강아지랑 많이 많이 놀아줄게"하며 통화를 마쳤구나.

할아버지는 오늘도 종일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냈단다.

할머니는 전주에 오신 문강 할아버지 차를 타고 정읍 진외가로 간장을 담그러 가셨다.

 

 

2021.2.28 일요일 오후에 비   할아버지 병원 입원 5일째 되는 날

밤새 자고 났으니 좀 나아지지 않았을까 기대하며 스트레칭 후 침대에서 일어나기를 시도해봤단다.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조금씩 회복해 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계속 치료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에 걱정이 되어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구나.

현재의 상태를 얘기한 뒤 너무 걱정 말라고 했다.

 

옆에 강아지의 목소리가 들려 불렀더니 엄마가 할아버지에게 할 말이 없느냐 하시더라.

어제 할아버지와 통화했다는 말을 했지.

할아버지도 강아지의 고마움을 엄마에게 자랑했단다.

오늘은 휴일로 별다른 치료 없이 집에서 가져온 저주파 치료기를 이용해 물리치료를 했다.

그리고 샤워를 한 뒤 간호사실에서 구입한 파스를 허리에 붙이기도 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