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도전

윤중구 2007. 11. 11. 02:03
[책]상상하라, 도전하라, 즐겁게 미쳐라!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리처드 브랜슨 지음/이장우 외 옮김/리더스북/1만3000원

“어떤 일이 더 이상 재미가 없어질 때가 바로 일을 바꿔야 할 시기다. 불행하게 살기에는 인생은 너무 짧다. 스트레스에 쌓여 비참한 마음으로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은 올바른 삶의 방식이 아니다. …일과 재미는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즐긴다’고 말할 수 있다. 재미는 원기를 회복시켜준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활기와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삶이란 웃고, 서로 사랑하고, 감사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 아니던가.”

리처드 브랜슨 지음/이장우 외 옮김/리더스북/1만3000원


전 세계 30여 개국에 200개 가까운 회사를 거느린 버진그룹 CEO 리처드 브랜슨이 자서전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괴짜 CEO 리처드 브랜슨의 도전과 창조’(Screw It, Let’s Do It)에서 한 말이다. 그는 “버진그룹은 즐거운 삶이란 가치를 파는 회사”라고 말하며 개인적인 삶에서뿐만 아니라 사업에 있어서도 즐거움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일하는 것이 노는 것이고, 노는 것이 일하는 것”이라는 그의 경영철학은 창업 이래 일관되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리처드 브랜슨은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 총수임에도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국의 대표적인 기업가이다. 타임지는 버진을 명품 자동차 롤스로이스 이래 영국 최고 브랜드로 평가하기도 했다.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선천성 난독증이 있던 그는 고등학교 때 학업을 중단하고, ‘스튜던트’라는 잡지를 창간하면서 일찌감치 경영자의 길에 들어선다. 1967년 버진그룹의 모태인 ‘버진 레코드’를 시작으로 항공, 모바일, 음악, 인터넷, 음료, 호텔, 레저는 물론 심지어 콘돔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영국 거대 항공사 브리티시항공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겨우 비행기 한 대로 사업을 시작해 불과 3개월 만에 사업구상에서 비행까지의 과정을 마쳤을 뿐만 아니라 현재도 매우 성공적으로 사업을 해나가고 있다. 이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측면에서 “사업과 모험은 같은 것”이라던 그의 말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다.

그는 별명이 많다. 자유분방하고 저항적인 스타일 때문에 ‘괴짜 CEO’ ‘엔터테이너 CEO’ ‘히피 자본가’ ‘이 시대 최고의 브랜딩 메이커’ ‘이미지의 마법사’ ‘당대 최고의 마케터’ ‘미다스의 손’ 등으로 불린다. 그에게 이런 별명이 붙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미국에서 ‘버진 콜라’를 출시할 때, 탱크를 몰고 뉴욕 타임스퀘어에 들어가 코카콜라 간판에 대포를 쏘는 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웨딩 서비스 업체인 ‘버진 브라이드’를 시작할 때는 웨딩드레스 차림에 여장을 하고 나타나기도 했다. 또 일상생활에서 공공연한 나체쇼를 벌이고 걸프전쟁 발발 직전에는 바그다드로 인질 구조 비행을 감행했고, 스리랑카에서 쓰나미가 휩쓸고 갔을 때는 옥스팸과 공조해 원조 전용 비행기를 보내기도 했다.

목숨을 건 기구여행을 즐기는가 하면, 브랜드 광고를 위해 각종 퍼포먼스로 신문 1면을 장식하는 등 그의 특이한 행보에는 끝이 없다. 그는 자신이 몸소 실천해온 상상력과 도전정신을 성공의 원동력이라 말한다. 이는 그의 개인적 삶의 철학인 동시에 버진그룹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이처럼 그는 갖가지 파격적인 행동으로 세상을 놀라게 함으로써 언론 노출을 유도했다. 이는 단순 기행이 아닌 치밀한 브랜딩 전략의 일환이다.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자유분방함 속에서 무작정 도전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가 바탕이 됐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또한 영국에서 자산 순위 5위 안에 드는 억만장자인 동시에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자 노력하는 책임 있는 경영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미래 환경 문제, 자선활동과 관련한 버진그룹의 사회책임경영에도 적극적이다. ‘버진 유나이트’를 설립해 자선활동과 아이들 교육활동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기업가정신 학교’를 설립했고, 천막을 캠퍼스로 삼는 국제순회대학도 구상 중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사람에게 2500만달러를 포상금으로 내놓아 주목을 받은 그는, 최근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재산의 절반인 30억달러를 향후 10년 이내에 내놓겠다고 발표해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판받는 문어발식 기업 확장 이외에는 어디 한 구석 꼬집을 데 없는 인물이다. 대기업 비자금 문제와 경영권 불법 승계 등으로 툭하면 구설에 오르는 우리나라 기업 풍토와도 비교된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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