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위에 칼럼>/>차이나^리포트

최종명작가 2006. 9. 29. 14:59

롱후산 명인낚시대회에는 유명 화가 4명이 참가했다. 대회 첫날 저녁식사 후 그림 시연과 전시가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이름하여 슈화지아삐훼이(书画家笔会)다. 쭝화밍런췌이띠아오쥐르어부(中华名人垂钓俱乐部), 중화명인낚시클럽 회원은 주로 원로 배우와 화가들이 많이 소속돼 있다고 한다.

 

 

롱후산주앙(龙虎山庄) 곳곳에는 등으로 불을 밝혀두고 있어서 분위기가 온화하다.

 

 

쉬엔쇼우씨(选手席)의 저녁 요리다. 시골동네여서 그런지 입에 그렇지 잘 맞지 않아 좀 고생했다. 저녁을 먹고 시연을 한다는 장소로 옮겼다. 삐훼이(笔会)라 하면 일종의 문예교류회인데, 과연 4명의 서예 및 화가들이 관중과 함께 즐기고 이야기하면서 붓놀림을 하니 특이하면서도 유쾌했다.

 

 

클럽의 회원이며 중국서화수집가협회 부회장인 쑨용씬(孙泳新)이다. 먹물과 붓으로 대나무를 그리고 있다. 묵직한 느낌과 빠른 손놀림이 그의 성격이 불같다는 인상을 준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은 클럽의 유니폼인데 하나 얻으려고 꽤 공작을 했는데 실패했다.

 

 

루씨허의 풍경을 화선지에 붓으로 그리고 있다. 낮에 낚시를 하면서 노트에 스케치를 열심히 해둔 걸 그리고 있는 것이다. 원래 서양화를 전공했고 그래서 서양화기법으로 화선지에 동양화처럼 풍경화를 그린다고 한다. 다른 이와 달리 오늘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니 정말 화가답다고 생각했다.

 

 

붓글씨를 쓰고 있는 이 사람은 유명 배우인 레이커셩(雷恪生)이다. 드라마 '따짜이먼(大宅门)2'와 짱친친(张勤勤) 주연의 '치아오지아따위엔(乔家大院)'에 출연한 원로 배우. 중국정부로부터 특별 연금을 받고 있는 국가일급배우이기도 하다. 다재다능한지 서예 솜씨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다.

 

 

세밀화를 잘 그리는 화가였다. 은은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의 칼라를 써서 화선지와 먹물의 단조로움을 화려한 그림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인상적으로 보였다.

 

 

레이커셩은 스타답게 많은 중국사람들의 흥미를 끌었다. 글 쓰는 중간중간 농담도 하고 의견도 묻고 하면서 서예를 한다기보다는 단편드라마 한편을 찍는 건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같은 내용의 글씨를 세번이나 반복해서 약간 다른 필체와 느낌으로 쓰는 게 좀 이상했다. 기자들도 연신 카메라로 찍어대고 있다.

 

 

이 그림 도대체 언제 완성할지 조용히 말도 별로 없이 계속 루씨허의 풍치를 그려내고 있다.

 

 

이 호방한 성격을 지닌 쑨용씬은 벌써 두번째 그림을 다 그렸다. 화병과 꽃을 붉은색과 먹물로 깔끔하게 그려냈다. 그것도 채 10분도 안된 시간에 말이다. 그리고는 낙관을 하고 있다. 정말 성격 참 불 같다. 화선지 앞에는 자기 홍보책자를 놓아뒀는데, 쪼우언라이(周恩来) 등 중국지도자들과 같이 찍은 사진들이다.

 

 

그리고는 다시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 머리 속에 이미 그림을 다 그려놓은 듯 말이다. 손과 눈만으로 찍어내듯 경쾌하게 물들이고 있다.

 

 

그러더니, 앗~그렇구나. 처음 그렸던 대나무를 한참 말려뒀다가 그 위에 줄기를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그 사이 두 장 그림을 그리고 세번째 그림이다.

 

 

세밀하게 자연을 그리던 화가가 그림을 완성했다.

 

 

그림을 그린 후 강당 앞면에 걸어두니 아주 마음에 든다. 단순하면서도 간결하지 않고 그렇다고 복잡하지도 않고 여백도 살아있는 동양화 한폭이다. 색깔이 좀 강렬한 게 다소 부담스럽지만 나무와 꽃, 풀과 새가 어우러졌다. 

 

 

불같은 화가 쑨용씬의 첫번째 작품이 완성돼 걸렸다. 대나무만 그리나 했더니 줄기도 그렸고 그게 다 이겠지 했더니 몇마리 새도 날아다닌다. 볼만하다.

 

 

쑨용씬이 대나무를 그리고 말리는 동안 그렸던 그림 두 점이다. 소품치고는 대가의 기운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쑨용씬의 감각에 제일 마음을 두고 지켜봤다. 내 정서와 잘 맞는다.

 

 

레이커셩의 서예작품이다. 뭐라 썼는지 모르겠다. 필체는 확실히 힘 있고 자유분방해 보인다.

 

 

서양화처럼 동양화를 그리던 화가의 그림이 완성됐다. 바닥에 던져놓았는데 바로 루씨허 뱃사공이 뗏목을 젓고 있고 기암괴석이 두드러진 풍경을 잘 표현했다. 관중들과 한참을 토론하더니 제목을 정한 게 바로 오른쪽 낙관 위에 네글자 '삐산딴씬(碧山丹心).

 

 

바로 위 화가가 이전 작품을 전시했다. 티벳의 티엔산(天山)을 배경으로 낙타상들을 표현했는데 그 색깔과 구도가 아주 인상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세밀화를 그리던 화가가 그린 작품이다. 풀 위의 꿩과 나무의 줄기만 떼놓고 찍으니 더 그림답다. 물론 내 개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그 세밀화 화가도 미리 준비해온 그림을 전시했다. 학인지 두루미인지 모르겠으나 호수 위에서 갖가지 재롱인 새들의 자태가 아름답다.

 

 

쑨용씬의 그림 중에서도 한부분만 떼내어보니 이것 역시 마음에 든다. 단순한 동양화가 더 그림답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듯하다.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의 예술적 창의력을 다 표현하는지 놀랍다.

 

 

각자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얼굴과 그림이 서로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배우가 제일 유명했고 인기도 좋았다. 모두들 한장씩 사진들을 찍고 그러더니 주최 측 똥쓰장(董事长)이 한국선수들과 사진을 찍었으면 한다고 허락을 받아주었다. 우리 팀 중 한 친구는 얼굴을 공개하기 싫단다. 후후...

 

낮에는 뗏목 위에서 산과 강, 그리고 하늘과 바위로 눈이 부셨다면 저녁에는 서예와 동양화에 눈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