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위에 칼럼>/>차이나^리포트

최종명작가 2006. 10. 1. 17:28

주최측은 첫날 낚시대회를 마칠 시간에 도착지 건너편, 씨엔뉘옌(仙女岩)을 구경하도록 배려했다. 많은 뗏목이 한꺼번에 마토우(码头)에 정박하느라 다소 혼잡하긴 해도 정말 멋진 경치를 또하나 발견하게 됐다.

 

 

벌써 관광객과 낚시대회 참가자들이 몰려 약간 혼잡해보인다. 오전 열시부터 오후 세시까지 유유자적했으니 이 모양도 복잡하단 느낌이 드는 걸 보니 사람 마음 참 간사하다.

 

 

덮개도 산뜻한 멋진 나룻배가 우루루 관광객을 내려놓았다. 바위 옆에 뭔가 새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썼을 씨엔샨치용꺼(仙山琼阁). 신선의 산이요, 구슬로 만든 누각이라니. 뜻이야 자연 그대로건만 자연 그대로 둔 들 괜찮지 않았을까.

 

앗~제일 오른쪽 끝에 걸터앉아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사람은 바로 불 같은 솜씨의 화가 쑨용씬이 아닌가. 워낙 인상이 걸쭉해 눈에 잘 띤다. 그런데, 왜 하필 사람들이 드나드는 통로에 앉았는가. 참 모를 사람이다.

 

 

뗏목을 내려 깍은 듯한 작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더니 장관이다. 햇살을 피해 거대한 바위에 숨으려는 듯 뗏목이 하나둘 파고든다.

 

 

게다가 유람용 뗏목 두대가 살짝 벌린 채 정박해 있으니 더욱 운치가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룻터 같기도 하고 그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볼만 하지 않은 듯하기도 하다. 그야말로 참 인상적이라는 말 밖엔 할 수 없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상되기도 한다.

 

 

바위가 감싸고 있어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인가 해서 묵직하고 깊은 바위를 감췄어도 말할 수 없이 기분 좋은 그림이다. 뗏목과 사선으로 노 하나를 끼고 편한 자세로 여유를 부리는 사공도 그림의 꽃이지만 햇살과 그늘의 경계에서 떠 있는 배들도 참 정겹다.

 

 

선녀암 입구다. 과연 무엇이 있길래 선녀라 칭했단 말인가. 옛 필체 그대로 느낌으로 이곳이 하늘에서 사뿐 내려와 루씨허에서 목욕한 선녀가 벗어놓은 새하얀 옷을 닮은 바위라도 있단 말인가.

 

 

앗 그런데, 한참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알았다. 바로 여자의 인뿌(阴部) 모양의 바위였던 것이다. 아주 드문 기현상이라고 중국사람들이 말해서야 알았다. 그렇구나, 바로 이것이 '남자가 보면 싱긋 웃고, 여자가 보면 망연자실 부끄러워 한다'(男人看了笑嘻嘻,女人看了羞嗒嗒)는 선녀암이다. 그 앞에 높이 서서 사진을 찍고 보니 좀 쑥스럽다.

 

 

루씨허 방향으로 사진 하나를 더 찍혀봤다. 아무리 봐도 정말 높은 선녀암이다. 저멀리 햇살이 아주 강렬한 걸로 보니 선녀암이 아니라면 무지 더웠을 것이다. 서늘한 음기를 풍긴다.

 

 

정말 볼수록 나체의 여성이 앉은 모습이다. 자세히 보면 한가운데 풀이 돋아나 있다. 그래서, 혹자들은 신이 선물한 풀이라 하기도 한단다.

 

 

좀 떨어져 보면 무려 높이가 10장(丈)이라 하니 33미터가 넘는다. 세번에 나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포토샵으로 오묘(?)하게 오려붙이니 그럴 듯하다. 정말 신의 조화라 할만 하다.

 

그런데, 이곳 롱후산(龙虎山)에는 남자는 크게 웃고, 여자는 얼굴이 붉어진다는 야릇한 기암괴석이 또하나 있다. 바로 찐치앙펑(金枪峰)이다. 다음 편 글에서 사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데, 바로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암석이다. 그래서, 금창봉을 대지의 아버지(大地之父), 선녀암을 대지의 어머니(大地之母)라 부른단다. 역시 하늘이 창조하고 땅이 설계했다(天造地设)고 할만 하다.

 

생각해보면 금창봉과 같은 모양은 가끔 눈에 띤다. 그런데 정말 한찌엔(罕见,드물게 보다)한 건 바로 선녀암이 아닐까 한다. 어쩌면 여성의 신비를 다 담으려면 어찌 자연이 다 흉내 내겠는가. 정말 대지의 어머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쨋거나 선녀암의 몸을 다 가리려면 엄청 내공이 센 선녀가 옷을 입고 나풀나풀 내려와야 할 것 같다.

 

 

선녀암 밑으로 버섯 모양을 심어놨다. 좁은 길을 쉽게 지나가도록 해 뒀는데 음지에서 자라는 버섯과 선녀암이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가.

 

 

버섯 길을 사뿐사뿐 지나가면 왠지 부서질 거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을 것이고 튼튼하다.

 

 

버섯을 밟고 나오니 관광상품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섰다. 누차 말하지만 살 게 없다. 어디선가 본 듯 하면 특산품도 아니고 상징성도 없다. 나에겐 관광지의 장식과도 같다. 갈수록 더 그런 느낌이 드니 큰일이긴 하다. 시간이 많으면 혹시 하는 마음에 잘 살피겠지만 말이다.

 

 

그나마 좀 특이한 나무인형들이 독특한 갓을 쓰고 있다. 관광지에서 물건 사지 않는 습관이 참 오래 간다. 아마도 중국 관광지에서 산 물건은 씨안 갔을 때 목 말라 잔돈 바꾸려고 의욕을 부려 샀던 목에 거는 공예품이 전부인 거 같다.

 

 

선녀암을 거쳐 나오다가 강 지류 쯤 되는 곳이 확 눈에 들어왔다. 코발트색과 연두색, 노란색이 서로 제자리에 잘 서있기도 하고 길 잃은 나룻배 두 척도 노쇠한 느낌으로 걸터앉았으니 영락 없는 진풍경이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을 길 옆에 이 각도에서 이 시간에 나랑 교감하는 듯해 흐뭇했다.

 

 

선녀암에서 강 너머 보이는 것은 씨엔타오스(仙桃石)이다. 바로 밑에서 개막식이 있었고 폐막식도 예정돼 있다. 신선이 먹는 복숭아 바위라 할 것이니 이 방향에서 보면 그저 둥근 암석으로 보이는 정도다.

 

 

배를 기다리면서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봤다. 저멀리 봉우리 위는 바로 찡관타이(景观台). 선녀암 나룻터에 내리면서 그늘을 만나 모자 하나를 벗었다. 목 주변이 좀 복잡하다. 모자 끈, mp3, 이어폰에다가 윈똥위엔(运动员) 팻말까지.

 

 

다시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건너면 나오는 다소 커다란 광장이 바로 타오화쪼우(桃花洲)이고 그 앞에서 찡관타이를 한번 잡아봤다.

 

 

오늘 하루 참 길었다.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땀을 닦던 손수건까지 목에 걸었다. 그래서인가 목도 마르고 그렇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데 옆에서 '사진 한장!' 해서 뒷짐을 지게 됐다. 뒷짐지고 중국에서 살만큼 여유롭거나 하지 않은데, 오랜만에 호강을 했다.

 

롱후산과 루씨허, 그리고 수많은 기암괴석과 대지의 중심까지 온몸으로 느꼈으니 밤 늦도록 피지여우(啤酒) 마신다고 취할 리 없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