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위에 칼럼>/>차이나^리포트

최종명작가 2006. 10. 3. 03:37

롱후산(龙虎山) 루씨허(泸溪河)에서 벌어진 세계낚시대회 이튿날. 주최 측 배려로 관광을 할 수 있었다. 참가 팀 4명 중 둘은 낚시, 둘은 관광. 그래서 방송국, 신문과 잡지, 소후닷컴의 기자들과 함께 관광을 했다. 여우란취(游览区) 두곳을 다녀왔는데, 절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 9시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 갑자기 아래로 강이 흐르는 다리 위에 차가 멈췄다. 그리고 기자들이 내렸다. 따라 내렸더니 모두 사진을 찍고 있어 댄다. 나도 일단 사진을 찍고 물어봤더니만 저기 멀리 보이는 야릇한 느낌의 봉우리가 바로 '대지의 아버지' 찐치앙펑(金枪峰)이란다. 앞의 글 선녀암 글에서 말했듯이 남자의 성기를 상징한다는 그 바위다. 가까이에서 보면 더 그럴 듯 하다는데, 아쉽다.

 

 

이곳은 씨엔렌청(仙人城) 유람구 입구다. 신선들이 놀기 위해 성을 쌓았단 말인가. 하여간 이곳에도 신선 선(仙)자가 붙은 명물이 많다. 이 문은 선인청에 있는 3개의 문 중 제일 첫번째로 씨엔옌먼(仙岩门)이다. '선암' 두 글자는 쟝씨(江西) 성의 유명 서예가(书画家)의 작품에서 가져왔다 한다. 어쩐지 그 필체가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곳 선인청은 '선암 위의 절'이라고도 하고, 정상 부근에 자연스레 생긴 동굴이 많아 그곳이 신선들이 살던 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지금은 대체로 선암이라 부른다고 한다. 선암은 하나의 거대한 봉우리인데, 동쪽으로 루씨허가 흐르고, 사방의 전망이 멀고도 멀다 한다. 게다가 사면이 깍아놓은 듯 절벽이어서 아래로는 션위엔(深渊)하고,위로는 삐콩(碧空)하다고 전한다. 깊고 푸른 곳을 오르려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입구 앞에 버티고 선 이 녀석은 뭔가. 처음엔 자기 집을 지키는 본능을 지닌 개로 생각했는데, 정말 신통방통한 영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산 정상까지 인도해준 것이다. 우리가 애들도 아닌데, 길을 잃기야 하겠냐마는 앞서 가며 돌봐 주는 게 사람보다 낫다.

 

 

두마리 모두 준비된 듯 하다. 우리 일행이 열대여섯 됐으니 차에서 내리고 티켓팅(30위엔)하고 그러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줄곧 이런 자세로 기다리는 게 아닌가. 물론 처음에야 우리를 기다리는 거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선암문을 넘으니 멀리 높은 봉우리가 먼저 보였다. 다음은 땅에 선 나무들의 곧은 자태가 눈에 들어온다. 열매가 열려 있는데, 물어본다 하다가 깜박했다.

 

 

낮은 자세의 고목이 이곳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사진 앞에 서면 역시 부조화도 그럴 듯 해 보인다.

 

 

바르게 단장된 길을 따라 천천히 감상하며 걸었다.

 

 

저 높이 보이는 다리는 씨엔펑챠오(仙风桥). 두 봉우리를 잇는 다리다. 전설에 의하면 선암은 원래 하나의 바위였다는데, 도교를 만든 짱따오링(张道陵)이 칼로 내리쳐 두 동강이를 내니 둘로 쪼개졌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도교를 믿었다 하니 봉우리의 유래로서는 좀 유치하긴 하다. 아직은 너무 멀어 선풍교의 모습이 어렴풋 하다.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가다 부지런히 산을 오르는데 정말 이쁜 꽃이 눈에 들어온다. 새파란 꽃잎이 이쁘기도 하지만 나비 모양이라 해 후디에화(蝴蝶花)라 부른단다. 중국 남방 일대에 우리나라의 개나리만큼 많이 핀다고 하니 볼수록 더 친근해진다.

 

 

꽃에 정신이 팔려 사진 찍느라 시간을 좀 지체했더니만 헤이바이바이(黑白白) 녀석이 쳐다본다. 아 두 녀석 중 이놈을, 검고 흰 털이라 '헤이바이바이'라 부르기로 했다. 또 한 녀석은 온통 누런 색이니 황덩덩(黄澄澄)이라고 하고 말이다. 후후. 한놈은 흑씨고 한놈은 황씨. 바이바이가 부르니 빨리 따라 올라 가야겠다.

 

 

정말 이쁘다. 왜 나비 모양인지 살필 겨를도 없이 군락을 이루고 피어난 후디에화, 나비꽃이 자꾸 이 산을 정들게 한다. 나중에야 내려오면서 꽃 한송이에 깊이 눈이 갔지만 지금은 온통 피어난 꽃들의 향연에 눈코 뜰 새 없다.

 

 

선암 봉우리가 그늘을 만들어 내니 저 편 바위가 반쯤 감겼다.

 

 

등산객이 오르내리기 편하게 잘 정돈돼 있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지. 주변 돌의 자연색에 튀지 않게 만들어 놓은 게 부담 없어서 참 좋다.

 

 

나비꽃과 어울린 이름 모를 노란 꽃이 바위에 피어났다. 아래쪽 문 입구 오른편에 있던 건물도 여기서 보니 보기 좋아 보인다.

 

 

이 꽃 이름이 뭔지 모른다. 그런데 수풀 사이에 푸디에화보다는 훨씬 화려하게 피어나 있다.

 

 

그래도 역시 푸디에화가 더 이쁘다. 작지만 서로 한데 엉켜 커다란 한송이 꽃다발도 연출하니 말이다. 한주먹으로 움켜 쥐면 한다발 될 듯하다. 곱게 포장해 누군가에게 드린다면 그 받는 이 얼마나 기쁘랴.

 

 

도대체 각도가 잘 안나오는 거대한 암석 옆으로 줄기차게 오르고 있다.

 

 

후디에화가 흐드러진 길을 따라 선암 오르는 두번째 문이 보인다. 앞선 기자들 꽁무니를 줄기차게 쫓아 올랐다. 그들이 쉴 때 뿐 아니라 느릿느릿 걸어 오를 때 쉴 새 없이 보고 또 찍고 살피고 했으니 거의 뛰어올랐다 해도 된다.

 

 

이 문이 두번째 문이라는 씨엔펑먼(仙风门)이다.  신선들이 산다는 곳이니 타이지에(台阶,섬돌) 곳곳마다 그들의 주지(足迹)가 느껴지는 듯하다. 정말 신선들이 살았을까 하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신선이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 산에게 물어도 말이 없다' (仙驻几何年, 问山不语) 그렇지만, 신선이 사는 마을의 높이가 몇 척인지 봉우리에 오르면 스스로 알리라'(城高若干尺, 登峰自知)라 했나 보다. 신선이 살았는 지보다 오를수록 신선이 된 기분이 들면 족할 듯하다. 정말 신선노름이니 말이다.

 

 

누군가 모퉁이를 돌아가는 모습이다. 마치 신선이 절벽 아래로 날아갔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모퉁이를 돌아가니 산 아래 전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은 나무에 가려 있지만 곧 탁 트인 기분을 느끼리라.

 

 

앞서 가야할 덩덩이가 갑자기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황덩덩(黄澄澄)은 아주 노래 황금색을 표현하는 형용사이고 덩(de4ng)은 che2ng으로도 읽는데 뜻은 대체로 물이 맑거나 불순물을 침전시켜 맑게 된 상태를 말하는 것 같다. 우리를 인도해주는 맑은 마음을 지닌 녀석. 내가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런 영물이 신선이 산다는 곳에 있으니 신선들 놀이터에서 뛰놀던 녀석들의 후예는 아닐런지. 후후

 

 

아직 뒤따라 오지 못한 일행을 살피러 다시 내려온 덩덩이. 등산로에 서서 언제 올런지, 제대로 오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정말 사람보다 낫다니깐.

 

 

선풍교가 반으로 쪼개진 선암을 연결하고 있다. 신선의 입김이 바람처럼 분다 해서 붙여진 게 분명하다. 높이 깍아놓은 듯한 절벽을 따라 하늘에 이른다 해 남쪽 절벽을 이씨엔티엔(一线天)이라고도 한다는데 정말 높고 높아 적절한 표현인 거 같다.

 

 

이 선풍교 사진 두 장은 내 카메라 보다 훨씬 좋은 걸로 일행 중 한명이 찍은 걸, 내가 쓰겠다고 해서 빼앗은(?) 것인데 정말 잘 포착했다. 이걸 누가 자연풍경 사진이라 할까. 포토샵으로 만들었다 할 것이다. 직접 눈으로 보기 전에는 말이다.

 

신선들과 놀았을 '바이바이'와 '덩덩이'를 따라 편하고도 즐거운 봉우리 오름이었다.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40분이면 된다. 900미터 정도인 산을 오르는 게 아닌 900미터나 되는 암석 등반을 했다고 생각하니 느낌이 다르다. 게다가 신선들의 션치(神奇)가 느껴지는 곳이니 더욱 색다르다.

 

글|사진^여우위에 newonoff@한메일

 

(다음 글에서 정상의 이야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