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손님과 나/세상을 보는 눈

김용승 영등포행복 2007. 4. 15. 17:35

 

 

 

지난 3월 19일 손학규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은 특별히 국민지지 5%정도인 당내 3위의 대선후보 1명을 놓치는 의미이상의 것이 있었다. 그것은 한나라당이 현재 보수세력의 외연을 넓혀 정권교체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에 큰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의 유일한 중도개혁 성향의 주자였던 손 전 지사의 이탈은 '수구보수당' 이미지의 강화로 이어졌으며, 여기에 남북정상회담 등 최근 한반도 정세변화까지 감안하면 범여권의 '수구보수 대 중도개혁', '냉전보수 대 평화개혁'의 구도가 확연해지기에 이는 한나라당의 적지 않는 타격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시급히 냉전보수의 국민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작업을 그간 내외적으로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소문에 의하면 이미 한나라당 내 대북정책 수립을 위한 ‘T/F팀’이 위원장에 정형근 의원, 팀장에 송영선 의원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이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대북포용정책’에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한국의 보수세력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그간 대다수의 보수세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좌파정권으로 규정하고,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포용정책에 대해 줄기차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작 중요한 이렇다 할 체계적인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박근혜 전 대표 등이 북핵-북한문제에 대해 ‘국제공조(한미동맹)’를 주장하고,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와 대북지원의 ‘투명성’을 강조해 왔을 뿐이다. 그것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실행과정에서 제기된 대응적 수준의 주장이었지, 한나라당의 체계화된 대북정책은 아니었다. 결국 반대를 위한 전술만 있었지, 구체적 전략이 없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한나라당의 대북정책 부재는 대북현안 및 안보문제에 대해 일관성을 갖지 못하고 온탕-냉탕을 오가는 갈지자형 행보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중대한 대북 및 안보현안을 두고도 한나라당 의원 간 전혀 상반된 입장이 표출되기도 하고, 치밀한 정세분석 없이 뒷북만 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때로는 안보불안을 기화로 목소리 큰 몇몇 의원들이 과도하게 이념대립을 부추기게 되었고, 그것이 한나라당의 공식입장 또는 그런 이미지로 고착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참여정부의 포용정책에 대해 “저주와 악담” 퍼붓던 한나라당이 “북핵문제가 풀릴 법 하니까 이제 와서 유연하고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말하고 있다”는 최근의 말들을 듣게 되었던 것이다.

 

지난 13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온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북한에 대한 지원'을 강조해 큰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이번 방문을 주도한 홍준표(洪準杓) 환노위원장은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방문이 한나라당 대북정책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북측 근로자에게 남측의 기술을 전수하는 개성공단 기술교육센터 개설도 상임위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어 "작년 1월 내가 주도해 혁신한 한나라당 당헌은 이미 대북정책을 유화정책으로 바꿨다"며 "당헌도 제대로 안보는 몇몇 사람들이 대북 강경책을 주장해온 것은 엉뚱한 얘기"라고 말했다.

 

정진섭 의원도 "당내 보수가 30, 중도가 40, 진보가 30인 것은 변함 없다"면서도 "과거 경색된 남북관계 아래서는 보수 30의 목소리가 컸던 반면 이제 한반도 상황이 변하면서 중도와 다소 진보적인 분들의 목소리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다수 국민들이 금번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었다. 혹 강경보수의 이미지 위에 한나라당 의원들의 변화된 발언에 오히려 더 큰 정략이 있지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에 충분했다. 한편으로는 금년 대선을 겨냥하여 막판 북한과 관련된 북풍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번 불발로 끝난 한나라당의 대표 강경파 정형근 의원의 방북추진의 경우도 이와같은 맥락이었다.

 

이래저래 한나라당이 차기 정권교체를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산적해 있다. 속히 한나라당의 아킬레스 건인 ‘대북포용정책(햇볕정책)’ 해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시간이 무척이나 없다.

 

2007년 4월 15일

 

새로운 시각과 전망 데일리리뷰(www.daily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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