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철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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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사랑을 위한 시 - 회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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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의(운문)

2014. 3. 19.

 

26.시는 어떻게 쓰나?

 

 

하늘 입김을 피우는/ 3.포근하고/ 4.순결한 첫사랑//

1.아무도 밟지 않은/ 2.내 마음 밭에//

첫발자국을 남기며/ 5.그리움으로 새겨진/ 7.사랑의 화인/ 6.당신의 이름//

사랑의 말들이/ 8.내 가슴속으로/ 9.녹아내립니다//

11.눈 한 줌씩 움켜쥐고/ 10.마주보며 웃는 당신과 나//

손자 손녀의/ 12.낄낄대는 웃음소리에/ 13.서산으로 지던 해도/

14.산 중턱을 넘지 못합니다

- 소양희의「첫 눈 오는 날」전문 20-14

 

 

*화인 : 불에 달구어 찍는 쇠로 만든 도장

 

 

 첫눈 오는 날의 추억을 그리는 시상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내 마음 밭에 그리움으로 새겨진 당신의 이름, 내 가슴 속으로 녹아내립니다. 마주보며 바라보는 당신과 나의 깔깔대는 웃음소리에 서산으로 지던 해도 걸려 넘지 못합니다.

 첫 눈 오는 풍경에 맞추어 도입부분을 독자들에게 부담 없이 이끌어주어야 한다. 순결한 첫사랑과 첫발자국이 엉켜 빼는 것이 좋다. 그리움으로 새겨진 당신의 이름이 사랑의 화인 보다 먼저여야 한다. 마주보며 웃는은 뒤의 웃음소리에 걸려 마주보는 으로 줄인다. 첫눈의 이야기는 손자손녀의 웃음이 아닌 당신과 나의 웃음이다.

 

 

시는(시라는 놈은) 차암(참) 욕심꾸러기/ 왼 종일 저만 바라보라 하네//

잠시 한눈이라도 팔라치면/ 세 살배기 손주 놈 튀듯이

눈 밖으로 금방 사라지고 마는/ 말썽꾸러기//

요리 보고 조리 보며/ 놀아 주어야 비로소/ 방긋 방긋 이야기 건내는/ 장난꾸러기//

그래도 꾸러기 때문에/ 꿈꿀 수가 있는/ 행복한 하루//

- 김현주의 시작(詩作 전문 22-15

 

 

 참 욕심꾸러기, 저만 바라보다하다 잠시 한눈이라도 팔면 손주 튀듯이 사라지고 만다. 요리보고 조리 보며 놀아주어야 이야기 건네는 장난꾸러기, 그래도 꾸러기 때문에 행복한 하루를 꿈꿀 수 있다.

 사를 쓰며 시와 겪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개궂스러운 시를 차라리 놈이라 둔다. 저만 바라보는 건 종일만이 아니다. 팔라치면 보다는 팔면이 손주놈으로 연결이 좋아진다. 금방 사라지는 것도 눈 밖이라는 장소를 제한 할 필요는 없다. 방긋방긋 이야기를 건내는 건 생경한 느낌이 든다.

 

 

여름에는 파란 옷 입고/ 가을에는 노란색으로 멋을 내는데/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다 벗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봄에 나올 새싹을 품에 꼭 안고 있어(있는지)

심심하면 어깨 팔 바람이 흔들어서 운동도 (하는 것 같아)//

또 비오면 갈증해소도 해주(하)고/ 흰 눈이 (내리면) 예쁘게 장식도 해줘서 고마워요//

해님이 샘이 나서 나를 자꾸자꾸 바라보니까/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렸어요//

- 김옥자의「나무」전문 23-12

 

 

 여름엔 파란 옷, 가을엔 노란 옷을 입는데 어울리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다 벗고 무얼 하는지, 새싹을 품에 안고 심심하면 바람이 흔들어서 운동도 한단다. 비는 갈증을 해소, 흰 눈은 장식도 해주지만 해님이 시샘하여 자꾸 바라다보니 다 녹아버렸네.

 각 행이나 연의 말미에 끝내는 말투는 같아야 한다. 위 시에 경우 회화체로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 나무의 경우가 사람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어울리는지, 안고 있는지, 하는 것 같아 등이다. 흰 눈이 장식하는 것 보다 내리면이 좋다.

 

 

마지막 종이를 찢는다/(내려놓는다) 빼곡하게 적혀있던 숫자들을

채 헤아려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밤안개 짙게 깔린/ 팔차선 건널목을/ 움츠린 채 걷고 있는 사람들

등 뒤로 쫒아온 회오리바람이/ 흘리고 간 시간들을/ 냉큼 주워 안고 달아난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면

정갈하게 씻은 마음 널어 말리며/ 또다시 하얀 도화지를 걸어본다//

- 유병란의「새로운 약속」전문 23-17

 

 

 새로운 약속은 하루를 보내고 다시 내일을 맞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하루를 끝내고 아쉬움을 남긴 시간들을 자신감 없는 사람들에게서 밤새 빼앗아버리고 새 하루가 열리면 정갈하게 씻은 마음을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은 종이를 걸어 다시 일어선다.

 마지막 종이를 찢는다 보다는 끝 행에서 도화지를 걸어놓는다에 맞추면 내려놓는다가 좋다. 건널목을 팔차선으로 지정하고 싶으면 넓은 건널목이 좋을 것이다. 늘상 반복되는 어제와 오늘의 연속선상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 주제가 신선하다.

 

 

남편의 땀방울이/ 아내의 손등으로 미끄러져/ 발을 적시네//

자식은 눈동자를 강금시키고(멈추고)/ 걱정을 기도로 승화한 채

등이 휘어도 행복한 선물//

인내를 껴안으며/ 외로움을 잡고/ 갈비뼈로 지팡이(작대기) 만들었다네//

자식 둥지로 떠나보내고/ 서로 익어버린 몸 바라보며/ 서산으로 가는 동반자//

반세기 눈 맞아 허연 머리/ 켜켜이 쌓인정 지게에 담아

사랑하고 존경하며/ 남은 인생 가려무나

- 이옥희의「지게」전문 24-15

 

 

*지게 : 사람이 등에 지고 그 위에 짐을 실어 나르도록 만든 한국 특유의 운반 기구

 

 

 남편과 아내의 사랑이 손과 발이 되어 사는 사연이다. 나이 들어 몸은 쇠하고 자식은 걱정을 기도로 승화한 채 등이 휘어도 은혜의 보답은 즐겁지 아니한가, 자식을 출가시키고 남은 부부, 서산으로 가는 동반자 사랑하고 존경하노라 다짐한다.

 눈동자를 감금 시킨다는 것은 너무 거친 표현이다. 차라리 멈추는 것이 좋겠다. 지팡이는 균형을 잡고 힘을 쓰기 위한 버팀목이다. 지게에 담아 사랑하고 존경한다면 지게에 필요한 작대기가 지게의 균형을 잡아주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