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철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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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회고의 시 - 회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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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의(운문)

2014. 3. 19.

27.시는 어떻게 쓰나?

 

마른 잎에 꽃향(기) 내음/ 마음속에 향기가 파고든다//

먹고파라 가고파라/ 향기 내음 룸/

환한 미소로 열려있는 향기 내음 룸//

순한 맛도 단맛도 아닌/ 쓰디쓴 맛의 향기 가득 채운 잔을 부딪치며/

점진적(漸進的) 대화(를) 나눈// “금붕어” 동우회의 쉼터//

오늘도 그 향내음의 유혹에 빠져

시창작반 동우 회원들(에게)/ 커피 룸으로 달려가고(싶다)

- 이석남의「맛의 향기」전문 24-12

 

*동호회 :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함께 정보 따위를 나누면서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

*동우회 : 어떤 목적을 위하여 취미나 뜻이 같은 사람들끼리 조직한 모임

 

 나이 들어 마음속에 향기가 파고든다. 환한 미소로 열려있고, 순한 맛도 단 맛도 아닌 쓴 맛의 향가 찬 대화를 나눈「금붕어」동호회 쉼터. 오늘도 그 유혹에 빠져 시창작반 회원들에게 달려가고 싶다.

 향은 내음을 동반하고 있다. 향기 내음 룸은 결국 금붕어 동우회 쉼터를 꾸미는 말로써 엉킬 수 있다. 오늘도 그 유혹에 빠져 시창작반 동우들에게 달려가고 싶다. 향기 내음 룸이나 커피 룸은 시창작반 동호회원들이 있어 유혹에 빠져 달려가고 싶은 것이다.

 

8.팽팽하던 네 넓은 이마에/ 9.세월이 지나가며 남겨놓은

10.깊이를 가늠 할 수 없는/ 11.골짜기 지나고 있다.//

12.골짜기에서/ 13.진달래 꽃 향기 피어오르고/

14.생존을 위한 네 가쁜 숨소리 들려온다.

6.바닷물 보다 더 짠 강물 흘러넘쳐/ 7.온몸 휘감아 돌아 꿈길 따라 하늘로 갔다//

1.가을 되면 시원한 골바람/ 2.꿈의 알곡으로 위로하지만/

3.엄동설한 골짜기 칼바람 일어나 4.지나온 삶을 난도질한다./

5.아프고 쓰린 속살은 눈물 되어 흐른다.

- 함응식의「흔적」전문 25-12

 

 넓은 이마에 세월이 지나가며 남긴 골짜기에서 진달래 향이 피고 생존을 위한 숨소리 들려온다. 바닷물 보다 짠 강물이 넘쳐 온 몸을 돌고 하늘로 갔다. 가을되면 알곡으로 위로하지만 겨울에는 칼바람이 지난날의 삶을 난도질하고 속살은 눈물 되어 흐른다.

 어순으로 바꾸어 자연스러운 분위고 이끌어 갈 필요가 있다. 1,2,3,4,5,를 통하여 흐르는 눈물이 6,7를 통하여 흘러넘쳐 하늘로 갔다. 8,9,10을 통하여 골자기를 지니고 12,13을 통하여 꽃향기 피어오르고 기쁜 소리가 들려온다.

 

4.어떤 걸 골라야하지?/ 3.들어갈 시구는 딱 하나 일 텐데//

1.이게 내 마음일까 그냥 낙서일까?/ 2.너무 빤한 시가 되고 말았어.

9.영혼의 깡치라도 남겨야하는데//

8.그냥 깡으로 해봐?/ 5.그럴 듯한 어미(語尾), 미사어구와

6.적당한 은유로 포장해도./ 7.지들이 뭐 알겠어?//

시인이란 딱지만 붙이면 되는 거 아냐?

- 채수원의「시란, 나에게 3」전문 26-7

 

 떠오르는 시상을 잡아 다듬어 가면서 적합한 시어가 떠오르지 않아 시가 서지지 않는 순간의 심정이 담겨있다. 들어갈 시어가 하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나로 쫒기는 것이다. 안되면 깡치라도 잡고 싶다. 그러다 보니 독자들을 의식하고 만다. 시인이라는 딱지를 붙이자고 쓰는 것이 아님에도 억지를 써본다.

1,2를 통해 마음에 안 드는 시가 되었다. 3,4에서 시구가 하나일 텐데 어딴 것 일까? 5,6,7에서 그럴 듯한 어미, 미사어구와 적당한 은유라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8,9에서 깡으로 밀고 싶어도 양심에 걸려 영혼의 깡치라도 남겨야겠다는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나성부페에서 왁자지껄 서로 안부 묻고/ 삐까뻔쩍 옷 자랑 하려고 왔나,

수수하게 입은 사람 기가 죽는다//

어디를 가나 잘난 사람은 꼭 있게 마련/ 넉살 좋은 분 마이크 잡고 놓지 않으니

사모님들 귀가 따가워하는 눈치 못 채고 떠들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갈지자로 기우뚱 걸으며/ 건강하게 또 만나자며 손을 흔들고 가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필름처럼 떠오른다

- 김옥자의「송년회」전문 27-12

 

 송년회의 모습을 스케치한 장면이다. 서로 안부를 묻다가 옷 자랑에 수수한 차림의 부인들이 기가 죽는다. 마이크 잡기 좋아하는 사람, 너무 오래 놓지 않아 싫어하는 줄 모른다. 과음으로 갈지자걸음으로 또 만나자며 손을 흔드는 모습들이 눈앞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잘난 사람은 꼭 있게 마련」은 시어로서 적합하지 않은 설명이다. 사모님들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건강하게」는 몸도 못 가누면서 하는 어울리지 않는 시구이다.「눈에 선하게」는「필름처럼」과 겹치는 표현으로 둘 중에 하나는 빼는 것이 좋다.

 

4.언제 이렇게 왔을까/ 3.빨리 왔다고 상을 줄리도 없는데

1.어린 시절 운동회 때 달리기 하던 실력으로/ 2.앞만 보고 뛰었네//

어느새 머리엔 파 뿌리가 터를 잡고/ 실을 다 뽑아내고 남은 번데기 얼굴,

뒤척일 때마다 들리는 낡은 수레바퀴 소리,

기억마저도 자꾸만 고장이 나/ 거울 속에 여인이 낯설다//

아이야/ 세월을 붙잡지 못하겠거든/ 옆도 보고 뒤도 보면서/ 쉬엄쉬엄 가려무나.

- 김현주의「푸념」전문 30-16

 

 운동회 달리기 하던 실력으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너무 멀리 왔다. 머리는 파뿌리, 얼굴은 번데기, 뼈마디에선 낡은 수레바퀴 소리, 기억마저 불확실한 거울 속의 여인이 낯설다. 세월을 못 잡을 바에야 쉬엄쉬엄 가자한다.

 1,2,3,4에서 번호순으로 바꾸어 독백으로 표현한다. 언제 이렇게 왔을까 다음에 다시 어느새는 어색하다. 세월을 따라 열심히 살다보니 어처구니 없이 변한 모습에 절로 생겨나는 푸념을 누가 막을 수가 있을까?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