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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순의 변환과 시 낭송의 리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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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강의(운문)

2018. 4. 25.

어순의 변환과 시 낭송의 리듬


                                                                                                                                                                         윤 제 철


1.시상과 어순

 

시상은 시를 지을 때 떠오르는 시인의 느낌이나 생각이며 말이나 글에 있어서, 주어, 술어, 목적어, 수식어 등이 배열되는 순서는 어순이라 한다. 시는 문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 행에서의 낱말순이나 한 연에서의 행의 순을 바꾸어 리듬이나 의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시상은 산문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순을 바꾸어 조정하는 단계를 겪게 된다. 여러 개의 경우로 나타난 것 중에 가장 좋은 것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 선택의 기준은 의미와 느낌, 그리고 리듬이다.

 

1.양털처럼 부드럽게(가볍게) 날아라/ 3.사뿐히 앉아 2.떡가루가 되어/ 5.차곡차곡 4.맛있는 시루떡 층을 6.(쌓아라)/ 8.내 마음 7.배고픈(배고파) 아쉬움(아쉬운) 9.알았나 보다/ 10.현기증 해결해준 너를 간직하리라

- 이병숙의전문

 

부드럽게보다가볍게가 낫다.1.양털처럼 가볍게 날아라 2.떡가루가 되어 3.사뿐히 앉아/ 4.맛있는 시루떡 층을 5.차곡차곡 6.쌓아라/ 7.배고파 아쉬운 8.내 마음 9.알았나 보다/ 10,현기증 해결해준 너를 간직하리라

 

1.두꺼운 추위 밀어내고 3.봄 돋았네/ 2.울 넘어 초록 밤사이 피어오르고/ 4.눈곱 매단 개나리 6.어깨 비벼 섰는데// 5.시린 물 흘러 모래자갈 곱게 씻고 가면/ 7.하얀 드레스 화관 쓰고/ 8.목련신부 이 길로 오시려나// 9.주저앉은 민들레 눈높이 들어 솟대올리고/버들강아지 꼬리 풀어 흔들며 빙글빙글 돈다

- 조현주의돌아온 3전문

 

1.두꺼운 추위 밀어내고 2.울 넘어 초록 밤사이 3.봄 돋았네// 4.눈곱 매단 개나리 5.시린 물 흘러 모래자갈 곱게 씻고 6.어깨 비벼 섰는데// 7.하얀 드레스 화관 쓰고/ 8.목련신부 이 길로 오시려나 9.주저앉은 민들레 솟대올리고로 조정한다.

 

2.생소한 목소리의 전화가 왔다/ 1.병상의 엄마가 세상을 떴다는 3.친구 딸의 전갈이다/ 4.올 것이 왔구나! 9.가슴이 서늘하다// 5.정지된 시간 속에 갇힌 그가/ 7.사랑과 봉사로 점철된 이력 고이 접어놓고/ 6.산 자를 향해 마지막 웃고 있다// 8.이승의 문이 서서히 닫힌다/ 순간 나는/ 하얀 국화 한 송이 밀어 넣고/ 더 밝은 곳에서 영접 받기를 기원 할뿐/ 허망과 고독 한 짐 받아들고 나오는데/ 3월 햇살이 나를 반긴다.

- 김을분의국화 한 송이 뿐전문

 

1.병상의 엄마가 세상을 떴다는 2.생소한 목소리의 전화가 왔다 3.친구 딸의 전갈이다 4.올 것이 왔구나! 5.정지된 시간 속에 갇힌 그가 6.산 자를 향해 마지막 웃고 있다 7.사랑과 봉사로 점철된 이력 고이 접어놓고 8.이승의 문이 서서히 닫힌다 9.가슴이 서늘하다로 조정한다.


2.시 낭송의 기본

 

시 낭송의 본질

 

시 낭송은 음성으로 전하는 의미의 전달 행위다. 우선되어야 할 일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음의 강약과 고저, 그리고 억양이 시의 내용과 어우러져야 한다. 시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연출되어야 한다. 암송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시선을 듣는 이에게 하고 몸동작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대회를 참여하지 않는다면 꼭 암송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내가 쓴 시를 읽지 못하겠냐며 연습도 없이 할 수는 없다. 낭송 또한 내용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는 자작시의 주인은 자신이기 때문에 감성을 잘 살려야한다. 가수가 자신의 곡으로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하듯 나의 시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시 낭송의 기본

 

시인으로서 시낭송을 하는 자리에서 격을 높이는 기본적인 방법만이라도 알아볼 일이다. 제목과 이름 사이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 이름과 본문 사이 하나 둘 셋, 행과 행 사이 하나 한 연이 끝나고 다음 연과 사이도 하나 둘 셋으로 간격을 띄우는 여유가 있어야 듣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주고 알아듣게 하는 여유를 준다.

 

지나간 시간/ 아니 바로 전이라도/ 내가 한 일에 대하여/ 남들이 뭐라 하는지// 무심코 그냥 지나치려하는/ 나 말고 또 다른 나는/ 꼭 그 것만 맡아/ 일러바치듯 마구 지껄여댄다// 안 들으면 화를 내고/ 어쩔 줄 몰라 해/ 결국 그 놈 얘길 들어주다/ 나중엔 걱정까지 한다/ 이제는 안 한 말도/ 나한테 고자질한다// 소심해져 가는데 일조한/ 마음속에 사는 또 다른 나를/ 멀리 쫓아내고 싶다

- 윤제철의마음속에 사는 또 다른 나전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임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최영미의선운사에서전문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주검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 한용운의사랑하는 까닭전문



위 글은 2018년 4월 10일

관악문화원 문학아카데미 특강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