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평안함

태어남과 죽음, 신과 인간을 화두로 삼는...

현존

댓글 2

깨달음의 서

2021. 11. 11.

현존


우리는 시간을 말할 때 흔히 과거 현재 미래를 얘기한다. 그런데 이중 현재는 언제일까?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쉽사리 알 듯한데, 현재라는 순간은 인식할 틈도 없이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현재란 인식할 수조차 없는 게 아니라, 모든 시간은 언제나 현재라는 순간일 뿐이다. 기다란 선처럼 인식되는 시간 속에서 눈 깜빡할 찰나가 아닌 전체가 바로 현재이며, 동시에 과거와 미래라는 것 역시 현재의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아닌 때가 없음에도 지금까지 우리가 이를 깨닫지 못했기에, 현재를 인식하기가 이처럼 어려웠던 것이다. 과거란 지나간 현재이며 미래 역시 다가올 현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여실히 깨닫고 나면 외국의 영성가가 얘기하는 현존이라는 게 아무것도 아니다.

예전에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지던 현존한다는 게, 다름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모든 순간이 현재이므로 현존이 애써 노력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지금 이렇게 우리가 살아있으며 또한 살아가는 게 바로 현존이다.

앞으로는 과거 현재 미래라고 쓰되 이 모두를 현재라고 읽자. 어느 한순간도 현재 아닌 순간이 지금도 없으며,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누구나 지금 현존하고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