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평안함

태어남과 죽음, 신과 인간을 화두로 삼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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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서

2022. 1. 3.

가능성


사과 씨앗은 사과와 같은 게 아니라, 사과가 될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다만 가능성이란, 반드시 결과가 이루어짐을 의미한다. 어느 하나의 씨앗이 도중에 썩거나 시들더라도, 다른 씨앗은 큰 나무로 자라고 많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씨앗이 비록 수많은 개체로 나누어져 있다 해도, 모든 사과 씨앗은 하나의 형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사과 씨앗은 서로 분리된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사람들처럼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다고 말하지 않으며, 사과 씨앗은 자신이 영원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안다. 자신이라는 게 자기 하나뿐이 아니라, 사과의 형질을 가진 씨앗이 모두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이다.

그리고 이는 사과 씨앗에만 해당하는 진실이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진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이 못 이룬 꿈을 이루어달라고 자식에게 유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자식에게 유언을 남기지 않아도 된다. 우리 각자의 꿈은 누군가에 의해 반드시 이루어지며, 또한 우리는 몸이라는 형상만 다를 뿐 모두가 같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몸이 죽고 난 다음이라 해도 우주는 여전히 존재한다. 다름 아닌 나를 위해서 말이다. 나를 위해서 우주가 영원한 것이며, 따라서 사과 씨앗이라는 형질이 영원하듯 인간이라는 본질도 영원하다. 몸으로서 우리 각자는 죽을 수 있지만, 본질로서 우리는 결단코 죽지 않는다. 모든 가능성을 지닌 채, 몸의 형상에서 다른 형상으로 바뀔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