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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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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또는 수필

2022. 1. 21.

생각


생각이란 한자어로 오인되기도 하는 순우리말이다. 그런데 생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일은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생각은 생각의 대상을 만들어내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생각 자신을 대상으로 삼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대상이나 다른 주제를 생각하는 게 아닌, 자기가 하고 있는 생각 자체를 생각할 때 우리는 생각의 쳇바퀴에 갇혀버리게 된다. 이게 바로 청소년기에 흔히 겪게 되는 아노미 현상이다.

이는 청소년에게만이 아니라, 영성에 관심을 두고 명상을 하거나 사색에 깊이 빠지는 사람에게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영성에서는 생각 자체가 아니라, 생각하는 나는 무엇일까 또는 나는 누구인가를 숙고하게 되는데, 우리는 이를 상기증 또는 상기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생각이 자신을 생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이란 생각할 주제나 대상을 생각하고 숙고할 수는 있어도, 생각 자체를 생각하거나 생각하는 내가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는 없다. 이러한 점이 바로 청소년 또는 영성을 추구하는 구도자들이 빠지는 함정이다.

'생각 자체 또는 생각하는 나'가 무엇인지는 영감 또는 느낌으로 문득 알게 되는 것이지, 생각을 통한 의지적 노력 즉 추구 또는 애씀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