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과 평안함

태어남과 죽음, 신과 인간을 화두로 삼는...

전화번호 지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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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詩

2022. 5. 29.

전화번호 지우며 / 신타


끝을 알지 못하는 동굴처럼
신호음은 자꾸만 깊이 빠져든다

소리를 질러보아도
아무런 메아리가 없다면
이제 그만 산을 내려가야 한다

멀리서도 그의 목소리 들을 수 있는
오솔길 오가던 기억조차
내 안에서 지워버려야만 한다

봄이 겨울의 기억을 지우듯
여름이 봄에 관한 기억을 지우듯…

쓰다남은 건축 자재처럼
낭만은 그저
철제 울타리 옆에 기대어 세워져 있다

나뭇잎 위에는
바람과 햇살 일렁이지만
우리의 마음은 오늘도 그늘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