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참기엔 고통스럽고 무시하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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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그

2014. 5. 27.

 

천문대 가는 길

 

5월 중순쯤이었지요. 친구들이랑 술 약속이 있었는데 한 친구가 안 나왔더군요. 뭔 바쁜 일이 있나 싶어서 물어봤더니 다른 친구가 말하길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얘기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그러면 더 궁금해지는 것이 인간심립니다. 다들 무슨 일이냐? 고 하니까, 층간 소음으로 위층과 말싸움을 하다가 올라갔는데 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기다리던 친구 마누라가 비명소리를 듣고 위층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더니 이미 친구는 피칠갑이라 황급히 신고를 하고 구급차를 기다리는데 경찰은 오지를 않고 때린 집주인은 두 번인가 아파트 마당으로 내려갔다 올라오고 그러면서 현관 앞에 쓰러진 친구 뒷머리를 두 번이나 더 때리더라는 거지요. 그 와중의 친구 부인 심정이 어땠겠습니까? 119를 기다리는 동안 친구가 죽는 게 아닌가 싶어 지옥을 갔다 왔다고 하더군요.

 

한참이 지나 도착한 119구급차를 타고 가까운 병원으로 갔는데 지혈이 되지 않아 급히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겁니다.

 

며칠 후 시퍼렇게 멍든 몸을 끌고 사고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형사들이 티 나게 위층 편을 들면서 합의를 해라, 쌍방폭행이다, 등등 되다 안한 말을 해서 몹시 억울하고 분하더라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그에 상응할 또 다른 힘을 구하게 되는 것이 우리나라 국민의 생존방식이지요.

 

아마 그 젊은 집주인이 경찰들과 유대관계가 필요한 사업을 하고 있는 거 같고 키가 190cm 가까운 등치에 아파트를 나갔다 온 것은 출동한 경찰과 입을 맞춘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하며 윗집 주인이 먼저 맞았다고 사진까지 첨부를 했다고 하더군요.

 

일단 해당 경찰서의 조사결과를 보고 검찰에 가서 대응을 하자하고 있었는데 교육을 갔다 오니 일방폭행으로 결론이 나와 합의를 봐야 한다더군요. 친구는 심혈관 수술을 받은 몸이라 멱살을 잡을 형편도 안 되는데 쌍방 폭행이라는 게 말이 안 되지요. 아마 쌍방 폭행으로 검찰에 이첩이 됐다면 문제가 커졌을 겁니다.

 

39살 젊은 친구가 순간을 못 참아 험한 별을 하나 다는 가 봅니다. 친구가 위층을 올라갔을 때 대뜸, ‘야! 니 몇 살이고?’ 하면서 바로 다리를 걷어차 버려 정신을 잃었다는데 거기서 죽는 줄 알았답니다. 그날이 4월 초파일이라 부모님 모신 절에 불공을 드리고 왔다는데 부처님은 뭘 하고 있었는지?

 

층간 소음, 예전에 저도 한 3년 무지 당했던 트라우마가 아직 생생합니다. 소음도 참 위험한 일방적 폭행의 한 종류입니다. 참기엔 너무 고통스럽고 무시하기엔 하루 이틀도 아니고.....해결되지 않는 사회적 문제가 된지 오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