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앗! 세상에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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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23.

 

 

, 큰일이다!” 잘 자고 있는데 마누라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6.25 난리 이후에는 큰일이 없으니 호들갑 떨지 말랬는데 마누라는 그런 말을 못 들었나 봅니다. 한쪽 귀걸이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고리는 있는데 그 중추가 되는 진주알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귀 한쪽이 허전해 보이더군요.

 

잠이고 뭣이고 아침밥을 먹는 내내 진주알이 떨어졌음직한 장소를 추리하느라 둘 다 말이 없었습니다. 작은아들이 군에서 받은 군바리 월급을 모아서 제대기념으로 엄마한테 선물한 귀걸이라 마누라는 더욱 맘이 쓰이는 모양이었습니다. 아들이 눈치챌까 싶어서 얼른 다른 귀걸이를 하더군요.

 

진단을 내린 결과 틀림없이 공원에서 운동하다가 그중에서도 허리 돌리기 하는 기계에서 귀걸이가 빠졌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고 결론을 내고 서둘러 운동복을 갈아입고 공원으로 나갔습니다. 근데 허리 돌리기 기계 주위에는 없더군요. 하늘 걷기, 어깨돌리기, 등등 운동하는 동선을 따라 공원 주위를 빙 둘러 찾아보는데 하필이면 전날 공원에서 애들이 비비탄 총싸움 놀이를 했는지 온 바닥에 진주알 닮은 하얀 비비탄 총알이 수두룩한지라 짜증이 팍 일었습니다. 공원을 포기하고 산책길에 여기저기 눈알을 굴리며 걷는데, ....낙엽이 천지삐까리로 길을 덮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진주알 굴러가는 소리가 바람결에 여기서도 저기서도 또록록 또로록하더군요....ㅋㅋㅋ

 

이튿날. 운동을 마치고 안방 욕실에서 씻던 마누라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찾았다!’

 

샤워 중에 빠진 진주알이 욕실 바닥의 미끄럼 방지 매트 사이에 끼여 얼굴을 뽀도시 내밀고 있었던 겁니다. 매트 깔기 정말 잘했다. 하수구로 떠내려갔으면 영원히 못 찾았을 테지요. 백수 된 이후로 잘했다는 소리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주방이 어둡다고 가끔 말하는 걸 듣고 있었는데 뜯어내고 등 갈기에 엄두가 안 나서 미루고 있다가 홈프러스 간 김에 주방기구 파는 데를 들렀더니 LED 주방 등이 보이더군요. 안내 직원과 상담을 하자니 파는 것은 잘해도 주방에서 필요한 루멘즉 밝기 등은 모르더라고요. 만약에 어두우면 환불해 주기로 구두 약속하고 30W 두 개를 쌌는데 계산원 직원이 말하길, 1+1이라고! 참 고맙더군요. 말 안 해 주면 그냥 두 개만 들고 오지 않았겠는지요?

 

목이 빠지게 천장을 올려다보며 기존의 등을 철거하고 LED 등을 달고 보니, 어머나!(마누라 소리) 정말 밝은 겁니다. 전등의 값도 싼데다가 영구적이며 밝기가 장난 아니라서 집안의 모든 등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전등 7개를 더 사다가 거실이며 식탁이며 화장실이며 무려 4시간의 노동으로 싹 다 갈았습니다. 덕분에 모가지가 아파서 잘 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동네에, 주민들이 즐겨 찾는 해반천 산책길이 있습니다. 거의 길이 비좁을 정도지요. 오늘은 좀 쌀쌀한 탓인지 한가했는데 오다가 까만 스마트폰을 하나 주웠습니다. 폰지갑이 열려 있었는데 현금이 한 5만여 원에 신분증하고 카드 몇 장이 들어 있더군요. 예전에 지갑을 주워서 신고해 봤던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났는지 마누라는 그냥 잘 보이는 데 두고 가자고 못 만지게 하더군요. 현금도 있고 신용카드도 있어서 잃어버린 사람이 얼마나 애가 탈까 싶어 이거는 주인을 찾아주자! 라고 마누라를 설득해서 걸어오는데 마누라는 계속 잔소리를 하더군요. 일을 만든다고!

 

예전에 지갑을 주워서 파출소에 신고하러 갔더니 그 당직하던 견찰(경찰 아닌 듯)이 신고하러 온 사람을 범죄자 조사하듯 온갖 개인정보를 다 캐물으면서 돈은 진짜 이것밖에 안 들었더냐고? 개소리하지 않나? 그땐 진짜 감찰부서에 진정하려고 했던 기억이!

 

어쨌든 그런 기억이 있어서 지구대에는 안 가고 동사무소에 들러 주인 찾아주라고 할 참으로 동사무소 창구 직원에게 아는 팀장한테 전화 좀 해주라고 했더니 그 여직원, 나를 무슨 민원으로 항의하러 온 줄 알았는지 2층으로 직접 찾아가시라고 하면서 전화를 못 바꿔준다는 겁니다. 얼마나 민원인에게 시달렸으면 이리 피하려고 하나 싶기도 했지만 태도가 글러 먹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공무원 했는데 좀 심한 거 아니요? 했더니 여직원이 얼굴이 벌개지더군요. 프로가 되어야 하는데?

 

2층으로 올라갔더니 마침 그 팀장이 출장 중이라 톡이라도 해볼까 하고 소파에 앉았는데 주운 폰에 지구대라고 뜨면서 전화가 오더군요. 폰을 습득하셨냐고 해서 주인 찾으려고 동사무소에 왔다 하니까 그 경찰은 감사하다고 주인을 보낸다고 하더군요. 마스크하고 모자까지 쓰고 있으니 눈알만 보고 이야기하는데 폰주인은 정말 고맙다고 하면서 지갑 안에 있던 현금을 몽땅 꺼내 건네더군요. 호의에 현금으로 답하는 세태가 참 슬펐습니다. 괜찮다고 사양하고 바쁘신 것 같은데 얼른 가시라고 했더니 커피라도 한잔하자고 팔을 붙잡고......

 

골목길을 돌아 아파트 근처에 오니 먼저 가서 장 본다고 했던 마누라가 봉지봉지 사 들고 건너편에서 오는지라, 이리저리했다 말하니, 공권력에 의해 기분 더러워질까? 걱정했다가 좋은 일 했네! 하더군요. 점심때 작은아들한테 운동 갔다가 폰 주워서 5만 원 벌었다고 했더니 그 돈을 받았느냐고 아들이 영 마뜩잖게 째려보더군요!ㅋㅋㅋ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하늘나라가 따로 있다면 그는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