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만인의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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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2005. 4. 12.

 

아침에 눈뜨니 걱정부터 된다. 비는 또 처절하게 쏟아붓고 중국 국항기가 추락한 그 산등성이엔 예나 다름없이 짙은 물안개가 겁나게시리 둘러쳐졌다. 그 몸서리나는 몰지옥의 현장은 집베란다에서 빼꼼히 바라다 보이는 곳이라서 그 느낌은 더하다. 오늘도 비행기가 뜰려나?


범국가적인 재해인데도 불구하고 추락지점이 시관내라 해서 우리 직원들 자원봉사자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유족들 뒷바라지 하고 있건만 더러 유가족들은 신속한 사후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고 많은 불만들을 토하고 있어 우리들도 너무 답답하다.


어저께는 일부 유가족들이 식사의 질이 형편없다(개밥?)고 무성의하다고 큰소리를 치고 일부는 시청직원들 한테 왜 그런소리 하느냐고? 해서 유가족들끼리 큰 분란이 일었다고도 한다.


연 아흐레째 구내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는 직원들의 불평도 거세어지고 공익요원들 공공근로자들 또한 비싼 관외식당을 이용하느라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호소가 만만찮다.


어저께는 노조임원들이 건교부 재해대책반을 찾아 이런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대책반과 분향소를 옮겨 주던지 아니면 인력을 증원하여 자원봉사자 직원들의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청을 했더니 그 높으신 분의 일갈이 "같은 공무원들끼리 이렇게 몰려오면 어쩌느냐? 였다.


같은 공무원이라???? 한참을 생각해 봤다. 이런 국가적 재해 앞에 중국도 성의를 보이지 아니하고 정부적인 제반 지원도 미흡한 것 같고 오로지 보기가 딱하고 아픔을 조금이나마 함께해 보자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노조원들만이 봉인거 같다.


어떤때는 적십자에서도 그리 지원이 발빠르더만 어떤때는 정부 지원반이 그리 적극적이더만 이번 참사에는 왜 다들 이렇게 느려 터졌는가? 주방에서 봉사하던 아줌마 몇이 과로로 입원했다고도 하고 12시간씩 자원봉사하던 시민단체 회원들이 두손다 들었다고 한다.


오늘부터 배식봉사자들이 없어 유족들의 식사도 챙기지 못하게 됐고 직원들 또한 구내식당 이용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노조가 무능하다고도 하고 어용이라는 글이 게시판에서 나부댄다. 보다 발빠른 정부의 인력지원이 있어야지 그렇지 아니하면 유족들의 불만을 무마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낼 모레가 시민축제날임에도 불구하고 별관 5층 유족대기실이 있는 민원실 직원들은 표정관리부터 늘 하루 24시간이 조심스럽고 드나드는 분향객들 기자들 차량등으로 모든 직원들의 얼굴이 굳어 있다.


기쁘게도 오늘 저녁배식 보조로 우리국 직원 두명이 자원을 해줘서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하늘이 무너지는 유족들의 심정이야 십분 이해하면서도 죄없는 우리 직원들이 너무 고생하고 닥달치이는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늘 우리 하위직들은 봉이라고 하는가 보다.


천사 유가족님께는 삼가 애도를....고생하시는 동료 직원불들게는 노고에 감사를...정말 고생 많습니다.    2002/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