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철가방 말씀 잘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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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야그

2005. 4. 12.

 

내일 주5일 근무제 덕분에 낚시갈려고 준비 땅하고 있는데 무슨 또 펭션인가 풍선인가 태풍이 온다고 비상이 걸리니마느니 좌우지간 낚시는 꿈으로 끝난듯 합니다.


저는 낚시를 하나의 "도"(넘 거창?)로 생각하고 있는데 복잡한 머리 비우고 식히는데 아직 이만한 취미생활을 발견하질 못했습니다. 저번주 제헌절날도 잘가는 낚시터에 밤낚시를 하러 갔는데 거참 아주 정직한 철가방을 한사람 만나 기분이 정말 좋았다는거 아닙니까?


오후쯤 배가 고파서 중국집에 띠리리 폰을 넣었더니 전화번호는 맞는데 연결이 안되면서 없어진 번호이거나 잘못된 번호이거나 해서리... 털털털 그 무더위 속으로 음식을 주문하러 걸어 나갔지요. 얼매나 뜨거운지 뒷통시가 벗겨질거 같더군요. 그럴때마다 늘 씨부렁거리는 말 있지요. 일을 이리 하라했으면 죽는다고 지랄을 칠거야! 뭐 그런 말.



이 낚시터는 시내와 가까워 전화하면 중국집에서 배달해 주는 곳인데 동서가 짬뽕을 먹자고 해서 짬2개 주문하고 나오는데 그집 철가방이 호박을 실실 긁으면서 좀 보자는 겁니다.


"무시기 일이냐?" 지금쯤 월척이 물어서 내 낚싯대를 끌고 들어갔을지도 모를 이 중대한 시각에....? 하고 있자니 이 친구가 "실은 지가예 이집에 온지 얼매 안되었는데 손님들 말씀이 짬뽕 보다는 짜장면이 맛있다는데 짜장면 드시면 안될랑가 해서요.....사실 주방장 짬뽕 국물내는 솜씨가 좀 없어서요...." 하고 슬슬 쪼개는 겁니다.


그참 이왕이면 자기집 자신있는 음식으로 손님을 안내하겠다는 철가방 의도가 아주 맘에 들더군요. 그래도 어쩝니까? 어제 저녁 과음이 있어 국물이 필요한지라 짬뽕을 어거지로 시키면서 먹고 나서 맛을 평해 주겠다 그랬지요.


한삼십분 뒤에 짬뽕을 싣고 오트바이가 탈탈거리며 왔는데 우선 그릇이 세숫대야만하고 양이 엄청 많아서 동서가 깜짝 놀래더군요. 맛이 없으니 이 양반이 양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인데 그 땡볕 파라솔 밑에서 동서는 참 열심히 먹더군요.


근데 나도 먹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짬뽕 국물이 예사로 매운게 아니더라는 겁니다. 날도 엄청 더운데 그 매운 국물이 넘어가니 그야말로 사람 죽을 맛이더군요. 동서는 처음에 어! 국물 시원하네...이제 속이 좀 풀리는거 같네...하더니 좀 있다가 어!하고 그냥 넘어가는 겁니다.


동시에 물한통 사이다 한병으로 입을 헹구느라 펄펄 뛰는데 세상에 무슨 고추가루가 그렇게 매운지 먹고나서 한 두시간을 입하고 목구멍이 따가워 낚시를 못했다는거 아닙니까?


있다가 그릇 가지러 오면 철가방을 쌔리 박살내 버린다고 동서가 씩씩거리는데 제가 짬뽕 시키지 말라는걸 시켰다고 어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좌우지간 그날 눈치를 긁었는지 아침까지 철가방이 그릇을 가지러 오질 않아 생목숨하나 건졌습니다.


내일 태풍이 안오면 낚시가서 꼭 짜장면 시켜 먹을려고 했는데 영 글러 버렸습니다. 쉼터님들도 절대로 밥 자실때 철가방 말씀을 무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얼방 뒤집니다.


아이고 생각만 해도 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