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바람은 만나는 가지마다 다른 목소리로 운다

눈 감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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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야그

2005. 4. 12.

 

어저께 아들넘이 학교에서 신발을 잊어먹고 왔습니다. 추석선물로 사준 새끈한 축구화인데 방송반이라서 방송하고 오니 누가 쓸쩍 했던가 봅니다. 옛날에 예배당에서 빵주는 날 교회가서 기도한다고 눈 감으면 신발 훔쳐간다고 눈 뜨고 기도했던 이후 신발 잊어 먹는걸 처음 봤습니다.


저녁에 담임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반아이를 전부 동원해서 학교 전체 신발장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못 찾았노라고 해서 아내가 우리집 보다 더 어려운 아이인가 본데 선물한셈 치겠다고 그랬답니다.


그랬는데 오늘 아침 식사 시간에 아들넘이 이럽니다. 어제 학교 아이들 중 누군가 새축구화를 신고 왔다고 소문이 나서 선생님이 오늘 그 축구화를 신고 교실로 오라고 했다는 군요. 그래서 확인을 해보라고 할건데 어떻게 확인을 할까 걱정이 된다는 겁니다.


가슴이 덜컹 하더군요.

축구화야 누구던지 새로 사 신을 수 있는건데 선생님의 성의야 고맙지만 행여나 아닐 가능성이 많은 그 아이가 입을 심적상처를 어쩔려고 그러는지 걱정이 됐습니다.


거기다가 덧붙이는 말이 까만 축구화인데 끈을 하얀걸 맸다고 아이들이 알려 주더라는 거지요. 요새 아이들 너무 영악한게 겁날 지경입니다. 세고센게 같은 축구화래서 사나흘 신은 제축구화를 무슨 수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까?


하도 걱정을 해쌋길래 그럼 너 추석 다음날 축구하다가 껌 밟아서 뗀다고 고생했는데 그 흔적이 있는가 바닥을 한번 봐봐...그랬더니 좋아하면서 학교를 갔습니다. 제발 그 축구화가 아들넘의 것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하교하면 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겠지만 인간 세상에 정말 무서운 그럴꺼야..아니면 말고..... 혹은 도매금쪼의 매도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역량을 일단 믿어봐야겠지요.